손증호 시인의 '시조, 사랑을 노래하다' 1 - 사랑, 한용운
시조, 사랑을 노래하다 1
손증호
승인
2023.03.01 10:40 | 최종 수정 2023.03.04 11:38
의견
0
사랑
한용운
봄물보다 깊으리라
가을 산보다 높으리라
달보다 빛나리라
돌보다 굳으리라
사랑을 묻는 이 있거든
이대로만 말하리
인저리타임에서 우리 고유의 정형시인 시조를 알리는 지면을 제공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소중한 지면을 통해 ‘시조, 사랑을 노래하다’란 제목으로 사랑을 주제로 하는 다양한 시조를 선정하여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만해 한용운 선생은 사랑을 이렇게 노래합니다. 겨울 추위로 얼어붙었던 산과 강은 이제 봄기운에 녹아 시내와 강으로 봄물을 흘려보내는데 사랑은 그 봄물보다 더 깊다는군요. 또 봄물과 짝을 이루는 가을 산은 맑은 가을 하늘 아래 우뚝 솟아 있는데, 사랑은 그 가을 산보다 높다고 하네요. 어두운 밤하늘 달보다 빛나는 존재이며 돌보다 단단한 관계가 진정한 사랑이라고 노래합니다.
미국 역사상 인간의 삶에 대한 최장기 연구 프로젝트인 ‘하버드대 성인발달 연구’의 4번째 책임자인 버트 월딩어 하버드대 의대 교수에 따르면 ‘행복을 정하는 결정적 요인은 부도 명예도 학벌도 아니었다.’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사람과의 따뜻한 관계’에 있다고 하네요. ‘따뜻한 관계’가 바로 사랑이 아닐까요? 월딩어 교수는 사랑하는 이들에게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것이 "인생 최고의 투자"라고 합니다.
◇ 손증호 시인 : ▷2002년 시조문학 신인상 ▷이호우 시조문학상 신인상, 부산시조 작품상, 성파시조문학상, 전영택 문학상, 나래시조문학상 등 ▷시조집 《침 발라 쓰는 시》 《불쑥》, 현대시조 100인 선집 《달빛의자》 등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