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 위성 '엔켈라두스'서 복합 유기분자 발견
인저리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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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8 10:48 | 최종 수정 2018.06.2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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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 증거 아니나 생명체 출현 조건 갖춰
토성의 제2위성인 '엔켈라두스'의 대양에서 생명의 재료인 복합 유기분자가 발견됐다고 과학자들이 밝혔다. 이런 복합 유기분자는 지금까지 지구와 일부 운석에서만 발견된 것으로 생명체 존재의 직접적인 증거는 아니지만 생명체가 출현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의 프랑크 포스트베르크 박사 연구팀은 엔켈라두스의 얼음층 밑 대양에서 뿜어져 나온 얼음 알갱이에서 크고 복합적인 유기분자 파편을 찾아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에 밝혔다.
포스트베르크 박사는 "이런 큰 분자는 수백개의 원자로 만들어진 복잡한 구조를 갖고있다"면서 "이런 복합 유기물이 지구밖 수계(water-world)에서 탐지된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이런 유기분자가 엔켈라두스의 얼음층 아래 대양에서 따뜻한 물이 해저의 암석층과 마찰을 일으키면서 생긴 화학적 반응으로 생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팀은 토성 탐사선 '카시니(Cassini)'가 지난 2015년 10월 얼음 틈 사이로 얼음 알갱이와 수증기를 내뿜는 지역을 지나면서 수집한 샘플을 우주먼지분석기(CDA)와 이온뉴트럴질량분석계(INMS)로 측정한 자료를 토대로 연구를 진행했다.
카시니는 이전에도 엔켈라두스의 얼음 알갱이에서 단순 유기분자를 찾아내기는 했으나 이번처럼 크고 복합적이지는 않았다. 유럽우주국(ESA)은 크고 복합적인 유기분자는 생명체와 관련된 것을 포함해 복잡한 화학작용을 거쳐야만 만들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포스트베르크 박사는 그러나 "이런 유기분자들이 생명체 출현의 선행 물질로 필요하지만 현재로서는 생물학적으로 관련이 없다거나 생물발생 이전의 화학적 신호라고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현재 지구 기술로는 카시니호가 발견한 유기 분자가 생명체와 연관이 있는지 규명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생명체 탐사 전문 우주선을 다시 엔켈라두스에 보내 외계 생명체가 존재하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97년 발사된 카시니는 2004년 토성 궤도에 도착해 본격적인 탐사활동을 벌였지만 생명체 탐사를 위한 전문 장비는 갖추지 못했다. 카시니는 지난해 9월 연료 소진으로 13년에 걸친 토성 탐사 여정을 모두 마치고 토성 위성과의 충돌방지를 위해 산화했다.
(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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