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1억달러 돌파·매출 증대에도 시장 반응 '싸늘'
페이스북 이어 충격…트위터 CEO "더 건강해지는 과정"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이번에는 '트위터 충격파'가 미국 증시를 출렁거리게 했다.
트위터가 27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에서 사용자 수가 전 분기보다 줄었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20%나 폭락한 것이다.
미 경제매체 CNBC·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트위터는 이날 실적발표 보고서에서 2분기에 조정 주당 순익(EPS) 17센트, 매출 7억1천100만 달러(7천948억 원)를 신고했다.
조정 EPS는 팩트셋 전망치(16센트)보다 약간 높았고, 전년 동기보다 24%나 증가한 매출은 톰슨로이터의 컨센서스(6억9천620만 달러)를 상회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조정된 에비타(EBITDA,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도 2억1천500만∼2억3천500만 달러로 역시 투자자들의 기대 수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2분기 순익은 1억1천500만 달러(1천285억 원)로 전년 동기의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공개된 실적 지표가 나쁘지 않았지만 이보다 훨씬 더 충격적인 것은 사용자 감소 수치였다.
트위터의 2분기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s)는 3억3천500만 명으로 팩트셋 전망치(3억3천850만 명)보다 350만 명 부족했다.
트위터는 직전 분기에 3억3천600만 명의 사용자 수를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100만 명의 사용자 감소는 미국 내에서 집계된 수치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IT 매체들은 트위터가 플랫폼의 건강성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 100만 개꼴로 유해성이 의심되는 계정을 차단해왔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월가에서는 트위터 계정 차단과 관계없이 사용자 수가 지속해서 줄어드는 신호로 해석하기도 했다.
트위터는 5월과 6월에 7천만 개의 계정을 삭제했다. 네드 세걸 트위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삭제된 계정은 대부분 비활성이기 때문에 활성 사용자 수 집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같은 유명 트위터 계정의 팔로워 수도 눈에 띄게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단기적 수치보다는 장기적으로 플랫폼의 건강함을 유지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면서 "일간 단위의 서비스로서 트위터의 가치는 확장되고 있고 플랫폼 콘텐츠는 더 건강해지고 있다. 사용자들은 자신을 스스로 표현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GBH 애널리스트 대니얼 이브스는 "트위터의 사용자 감소는 소셜미디어 기업에 새로운 위험 요인이 등장했음을 시장에 알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위터의 이날 실적발표는 이틀 전 페이스북이 2분기 실적을 공개한 직후 주가가 하루 만에 19%나 추락해 올해 상승분이 모두 날아가 버린 충격에 이은 것이다.
이날 트위터 주가는 20.54% 폭락해 34.12달러로 마감했다.
트위터의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 약 66억 달러(7조3천788억 원) 증발했다. 트위터 주가가 올해 들어 80% 상승했으나 이날 하루 만에 반년치 상승분의 4분의 1이 날아갔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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