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고갈론 '솔솔'…국가지급보장 안돼 '불안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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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9 08:23 | 최종 수정 2018.08.09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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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급보장' 명문화된 공무원·군인·사학연금과 대조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국민연금이 애초 예상보다 3∼4년 이른 2056∼2057년에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는 기금고갈론이 확산하면서 노후에 연금을 받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해 재벌 경영권 승계에 국민 노후자금을 동원했다는 의혹으로 국민불신이 깊은 상황에서 조기 기금고갈론마저 확산해 국민연금 신뢰도는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의 '날개 없는 추락'을 막고 국민신뢰를 회복하려면 무엇보다 노후 적정 소득보장 수준을 확보하고, 국가로부터 지급보장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연금전문가들은 지적한다.
9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현행 국민연금법은 국민연금 사업을 보건복지부 장관이 관장하도록 하고 실제 사업은 국민연금공단에 위탁해 국민연금에 대한 책임이 궁극적으로 국가에 있음을 전제하고 있다.
하지만 급여 지급에 대한 국가의 책임은 명시돼 있지 않다.
국민연금법에 기금소진에 대비한 국가지급의 책임을 강조하는 조항이 있긴 하다. 2014년 1월 국민연금법이 개정되면서 추가된 것으로 '국가는 연금급여가 지속해서 안정적으로 지급되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 시행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조항은 '국민연금 재원이 부족할 때 국가가 보전해줘야 한다'고 강제하는 의무규정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국회 예산정책처의 해석이다.
국민연금법의 '국가의 책무'를 넓게 해석하면, 정부대책에는 기금소진 후 국가가 세금을 투입하는 것 외에도 현행 9%인 보험료율을 올려서 가입자한테서 보험료를 더 많이 거두는 방안도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공무원연금이나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 특수직역연금에서 급여부족분이 발생하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도록 관련법에 '적자보전조항'을 명시, 국가지급을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대목과 대조된다.
그간 기금고갈에 대한 국민 불안과 불신을 해결하고자 국민연금 지급을 법적으로 명문화하자는 논의와 법안은 끊임없이 나왔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2차 연금개혁 논의가 무르익던 2006년 5월 참여정부 당시 유시민 복지부 장관이 연금 지급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방안을 추진했고, 2012년 7월 친박계(친박근혜) 핵심인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 주도로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이 법제화에 나섰지만, 청와대와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최근에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연금의 국가지급 보장을 명문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8월 국회 보건복지위 남인순·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의 안정적, 지속적 지급을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대해 박능후 복지부 장관도 "어떤 경우든 국민연금 지급을 국가가 책임져야 하므로 지급보장을 명문화하는 방향을 진지하게 고민하겠다"고 밝혀 문재인 정부에서 입법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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