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5년만 내면 받나…최소가입기간 10년→5년 검토

인저리타임 승인 2018.08.12 07:43 | 최종 수정 2018.08.12 07:48 의견 0

사각지대 해소 위해 제도개선방안 모색…도덕적 해이 등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현행 국민연금법은 최소 120개월(10년) 이상 보험료를 내야만 수급연령이 됐을 때 노령연금을 탈 수 있게 하고 있다.

납부 예외나 장기체납 등으로 이런 최소가입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그간 낸 보험료에다 약간의 이자를 덧붙여 반환일시금으로 받을 뿐이다. 그러면 노후 빈곤의 수렁에 빠질 우려는 커지기 마련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 국민연금 수급 사각지대를 줄이고자 노령연금 수급을 위한 최소가입기간을 현행 10년에서 5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와 실현될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 재정 건전성을 진단하는 4차 재정추계 작업을 토대로 국민연금 제도개선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전문가들 사이에 이런 내용의 국민연금 가입제도 개선 방안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국민연금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엄청나게 몸집을 불리며 양적 성장을 거듭했다.

제도도입 때인 1988년말 기준 443만명 수준이던 가입자는 2017년 6월말 2천167만명으로 30년 사이에 5배 가까이 늘었다.

수급자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제도시행 이듬해인 1989년 1천798명에 불과했던 수급자는 2017년 6월 현재 428만명에 달했다.

이런 외형적 성장에도 아직 갈 길 먼 게 현실이다. 광범위한 사각지대 탓이다.

국민연금공단의 '국민연금 가입자 및 제도 내 사각지대 현황' 자료를 보면, 2017년 5월 현재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 2천174만5천719명 중에서 실직 등으로 당분간 보험료를 내지 못한다고 신청한 납부예외자는 393만5천133명이었다.

13개월 이상 장기체납자는 102만8천978명에 이르렀다.

전체 가입자의 22.8%(496만4천111명)가 보험료를 내지 않아 노후에 국민연금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국민연금 가입자 4명 중 1명꼴로 실직이나 휴직, 폐업 등으로 보험료를 내지 못해 사실상 노후 사각지대에 내몰려 있는 셈이다.

실제로 국민연금을 받을 요건인 최소가입기간을 채우지 못해 연금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반환일시금으로 돌려받는 사람은 해마다 늘고 있다

반환일시금 수령자는 2013년 17만9천440명에서 2014년 14만6천353명으로 줄어들다가 2015년 17만9천937명, 2016년 20만7천751명 등으로 늘었다. 다행히 2017년에는 12만7천명으로 다시 줄었지만, 여전히 많다.

특히 이들 반환일시금 수령자 소득수준을 살펴보면, 저소득층의 비중이 월등히 높다.

이런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최소가입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축소하는 방안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법안으로 제출돼 있기에 입법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7월말 최소가입 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는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를 낳을 수 있고 기대효과도 미흡한 데다, 지금도 임의가입제도나 추후납부제도 등 10년 이상 가입할 수 있도록 한 장치가 있는 상태에서 정책 혼선만 부를 수 있다고 우려해 실제 법제화되기까지는 많은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별로 최소가입 기간은 각 나라의 사회적 환경과 제도 목적에 따라 다르다. 오랫동안 연금제도를 실시해온 스웨덴과 핀란드는 최소가입 요건이 없으며, 독일은 5년이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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