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탐사 나선 NASA, 유진 파커 박사에 최고의 예우를 갖추다

인저리타임 승인 2018.08.11 17:54 | 최종 수정 2018.08.11 17:58 의견 0

60년 전 '태양풍' 존재 처음 주장 

파커 탐사선 실은 로켓 앞에서 포즈 취한 파커 박사(중앙)[AP=연합뉴스]
파커 탐사선 실은 로켓 앞에서 포즈 취한 파커 박사(중앙)[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파커 태양 탐사선'(PSP) 프로젝트에서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인물을 꼽는다면 단연 우주 물리학자 유진 파커(91) 박사일 것이다.

NASA는 생존 인물로는 처음으로 그의 이름을 따 탐사선 이름을 짓고, 그의 사진과 태양풍에 관한 논문을 선체에 실어 보내는 등 최고의 예우를 했다.

11일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파커 박사는 1958년 태양풍의 존재를 밝히는 논문을 '천체물리학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실었다.

당시는 인류 최초 인공위성 스푸트니크가 발사된 뒤였지만 아무런 장비를 갖추지 않아 우주에서 어떤 측정도 할 수 없었다.

지상에서 관측하는 것이 전부였고, 따라서 대부분의 과학자가 우주 공간에는 아무것도 없는 진공상태라고 생각하던 시기였다.

시카고대학 무명 교수였던 그가 태양에서 전하를 띤 입자들이 지속해서 흘러나온다는 내용의 논문을 제출하자 저널 측 논문 검토위원들이 터무니없는 내용이라고 일축한 것도 당연했다.

파커 박사는 시카고대학 선배 교수이자 저널 편집자였던 저명 우주물리학자 수브라마니안 찬드라세크하르 박사를 찾아가 논문 검토위원들이 전제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것이지 논문 오류를 지적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며 항의한 끝에 간신히 논문을 실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논문의 진가는 결국 4년 뒤 NASA의 금성탐사선 마리너 2호를 통해 확인됐다.

파커 박사가 논문에서 예견한 대로 우주 공간에 에너지를 가진 입자가 흐르는 것이 실측됐다. 현재 이런 흐름을 '태양풍'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 태양풍이 어떻게 생기는 것인지를 확인하는 것도 파커 탐사선의 주요 임무 중 하나로 돼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파커 박사[AP=연합뉴스]
기자회견에 참석한 파커 박사[AP=연합뉴스]

파커 박사는 지난해 10월 존스 홉킨스 응용물리학 연구소를 찾아가 파커 탐사선 제작 현장을 둘러보고, 가족들과 함께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의 파커 탐사선 발사현장을 찾기도 했다.

그는 은퇴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파커 탐사선이 보내올 자료에 여전히 호기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자료를 토대로 태양풍 생성이나 태양 표면보다 더 뜨거운 가장 바깥층 대기인 코로나 온도 등 태양의 미스터리를 푸는 몫은 후배 물리학자들에게 돌렸다.

파커 탐사선 발사를 앞두고 뉴욕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은퇴했고, 다른 누군가가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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