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남북관계, 북미관계 부수물 아냐…'북핵 올인' 불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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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5 20:52 | 최종 수정 2018.09.05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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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신냉전땐 '어느편 서나' 정치논쟁 거세질 것"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5일 "남북관계가 북미관계의 부수물이 될 수 없다"며 "북미관계가 잘 안 된다면, 남북관계를 진전시켜 북미관계도 잘되도록 하는 혁신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동북아의 중심에서 미래를 보다'를 주제로 열린 '보이는 미래 콘퍼런스 2018'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북핵에 모든 것을 걸면 남북관계가 잘 안 되고, 북한의 개혁개방을 끌어내기 어려워질뿐더러 동북아 다자안보시스템 구축 역시 어렵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동시다발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북한에 대해 미국처럼 잘못하면 야단치는 '부정적 강화(negative reinforcement)'를 적용하기보다는 칭찬하는 '긍정적 강화(positive reinforcement)'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칭찬을 먼저 해주고, 북한이 비핵화에 구체적 진전을 보이면 제재 완화에 들어가는 방식으로 북한이 바뀔 수 있는데 미국의 '부정적 강화' 방식 접근은 아닌 것 같다"고 진단했다.
문 특보는 "미국과 중국 사이 갈등으로 '신 냉전질서'가 생기면 지금은 미국과 함께 가고 있지만, 중국을 무시할 수 있겠느냐는 국내정치 논쟁이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는 "동북아 평화를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협력이 절실하다"며 "동북아 지역 국가가 가장 많은 혜택을 볼 때는 미국-중국이 협력할 때이며, 또 남북관계가 좋아져야 한다. 우리는 북한의 위협이 있다면 미국과 같이 갈 수밖에 없지만, 북핵 문제가 해결되면 특정 블록의 편을 설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일본 모두 국내정치 때문에 외교정책의 일탈이 생겼는데, 이런 것이 동북아 갈등 국면을 심화시켰다"며 "외교정책의 국내 정치화를 가급적 피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문 특보는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동북아 지역에 핵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이 핵을 가지면 한국에서도 핵 갖겠다는 사람이 많아지고 그러면 일본과 대만도 핵을 갖겠다고 할 것"이라며 "핵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면 동북아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 특보는 "(동북아 평화를 위해선) 동북아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지만 아직 그런 리더가 나오지 않았다"며 "(유럽연합의 모태인) 유럽석탄철강공동체(ESCE)가 만들어질 때도 로베르 슈만이라는 프랑스 외상이 총대를 멨고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과 콘라트 아데나워 독일 총리가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1945년 전후 7년이 안 돼 공동체를 만든 것은 지도자의 비전이 없다면 불가능했던 일"이라며 "동북아에서도 이런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 특보는 "얼마 전 미국 워싱턴DC에 갔더니 종전선언을 하면 주한미군을 빼는 것은 아닌지 상당히 우려를 많이 하더라"며 "종전선언은 한반도에 지속됐던 전쟁이 끝난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이고, 평화협정이 만들어질 때까지 정전협정과 유엔군사령부, 군사분계선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정부로서는 협상 카드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종전선언에 대한 구체적 이야기를 하기 어렵다"며 이럴 때 국회의원 등의 민간외교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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