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음력 여자 / 권정일
권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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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2 14:02 | 최종 수정 2019.04.0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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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여자 / 권정일
달을 훔쳤다
보름달이 뜨는 밤
달빛 한가운데로 들어가서
늑대 울음을
처절한 울음소리의 늑대를
지배할 수 있었다
젖가슴에 달빛 문신이 새겨진
여자는
기다렸다
깊은 삭일의 밤
달의 제단 앞에 서서 신성한 태양력의 목을
길게 찢었다
수천 떼의 어둠이
달의 중문을 열고
울었다
야얄-아 야얄-라 야얄-라 암사슴을
완성했다
슬픈 짐승 울음을
뜨겁게 두려워하는
울음소리의 야수를
지배하게 되었다
벌레와 물고기와 새와
인간의 살까지
야음과
내통하고도
참수당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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