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서정시 / 권정일
권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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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5 11:17 | 최종 수정 2019.01.1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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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시 / 권정일
마당을 쓸었다
마당을 쓰는 일은 흔치 않은 일
오동나무 긴 그림자
적빈이다
목쉰 개 컹 컹 컹, 아랑곳없다
목줄 푼 마당의 정서
오동 꽃 떨어진다 운필인 양 말간 그늘을 휘호하는 오동 세상 칡뿌리로
글을 써 탈속했다는 갈필 말고, 우거진 세상 습습 찍어 관조했다는 습필
말고
갈필 습필 반작하여야 큰 오동에 큰
그늘
어떤 묵즙이 벼루 끝으로 꽃잎을 불러내었나 그늘 한가운데 명문장을
걸어 두고 휘장처럼
펄럭인다
아예 펄럭인다
自己를 풀어 마당 가득 큰 뜻을 내려놓는 오동은 지는 것이 아니라 일
필을 기다리는 큰 붓
부드러우나 단단한 육필 붓끝을 따라가다 매무새를 고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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