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용비어천가 제II장-뿌리 / 전다형
전다형
승인
2019.01.25 15:16 | 최종 수정 2019.01.25 15:31
의견
0
용비어천가 제II장-뿌리 / 전다형
저 질긴 뿌리는 우물 한 모금 물고 잠이 들었으리
첨벙, 차르락 두레박 내리는 소리
먼 변방까지 삐걱이는 물지게 소리
세상을 져 나른 뿌리의 가파른 소리
우물은 바닥의 바닥까지 젖꼭지를 물린 채
소리의 물결이 꿈결을 짚어오리
나무뿌리로부터 우듬지까지 이어 달리리
물방울이 종을 울리는 나무가 품은 집 한 채
범종 소리 아득한 산방에서 오래오래 소용돌이치리
더 깊고 맑아져야 만나는 뿌리의 경전
출렁, 햇살이 양동이 내려놓을 때
한 발 더 깊게 흙 속으로 내려서리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