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오래된 체온 / 박진규

박진규 승인 2019.01.23 09:57 | 최종 수정 2019.01.23 14:23 의견 0

오래된 체온 / 박진규 

 

어머니와 단둘이 찍은 사진이 한 장 뿐이다

용두산공원 용탑 앞에서 여름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이

두 팔로 어머니 오른 팔을 감싸고 있다

어머니는 그해 돌아가셨는데

병이 깊어 꽃무늬 원피스가 많이 부어있다

아마 그 공원 밑에 살던 친척에게 돈을 꾸러 갔던가 보다

지금부터 30년 전 지나가던 공원 사진사한테 찍은 사진이다

그 순간 어머니 팔을 꼬옥 낀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ㅡ 시집 <문탠로드를 빠져나오며> 중에서.

박진규
박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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