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봄 편지 / 박미서

박미서 승인 2019.02.07 13:39 | 최종 수정 2019.02.07 13:53 의견 0

봄 편지 / 박미서

가슴가운데, 나무의 무게는
검은 동공에 핀 꽃잎들
새 발자국들 찍힌 구름

정령들의 갈라진 흰 빛 무게는
별 한아름 시간의 두 날개
속마음 지새운 고향

한 장의 계절을 
알려주고
금빛 벗은 생강나무처럼

발신자 이름 없이
보내 온 큰고니들
빗소리 읽어주고 가네

밤비 내리게 하는 
가볍고 잔잔한 느낌표 사이에
풀벌레가 살짝

빗줄기 장대를 꿰어
봄비 피어오른 하늘
느긋하게 산등성이 내려 오시네

슬픈 신화들의 무지개
낭만의 지붕을 얹은 둥우리
두 꽃신 속에 어우러지네

눈썹모양의 달빛 연못 
소망所望처럼 잡아당겨 
신생의 이야기 마저 비춰보리

박미서
박미서

 

 

 

 

 

 

Art by Nicholas Hutchinson
Art by Nicholas Hutchin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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