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도변경 ㅡ사람책 / 전다형

책상이 밥상을 받았다

일가족 상 드신다
옹기종기 흐뭇한 상의 내력,
개다리독상, 겸상, 두레상

상에 굶주린 자 모두 우리 집으로 오시라
소박한 한 상 뚝딱 차려낼 수 있다

버드나무 소박한 책상,
물결무늬 나뭇결이 치어 떼를 풀어놓았다

이파리가 다 상장이다

바람이 밥상머리에 앉아 책을 줄줄 읽자
혓바닥에 돋은 가시가 사라졌다

밥이 술술 잘 넘어갔다

전다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