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과학 인사이드 이 시간엔 알아두면 교양이 되는 다양한 과학 소재를 찾아 소개해드리고 있습니다. 지난시간엔 블랙홀 유사체를 통한 호킹복사에 관한 최근의 연구를 토대로 ‘블랙홀도 빛을 낸다’는 새로운 블랙홀 상식을 들려주셨는데, 오늘은 전 세계 우주개발의 첨병인 스페이스X의 스타십 2차 발사 건을 가져오셨네요?
--> 지난 일요일 스페이스X의 스타십 2차 발사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죠. 아쉽게도 스타십이 도중에 폭발했지만 그럼에도, 스페이스X의 CEO인 일론 머스크는 이번 실패에서도 많은 것을 얻었다며 웃음을 보였습니다. ‘실패했지만 성공’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오늘은 스타십의 2차 발사에 왜 전 세계가 주목했는지, 그리고 도중에 폭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점에서 ‘실패했지만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는지에 대해 얘기하려고 합니다.
Q2. ‘실패했만 성공’이라는 표현에는 우리가 흔히 듣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실패 없이 성공한 사례는 별로 없으니까요. 자, 그럼 스타십 2차 발사 중계를 보지 못한 청취자를 위해 스타십 2차 발사의 전 과정을 리뷰해주시죠?
-->1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스페이스X의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이 발사됐습니다. 지구궤도 시험비행이 목적이었죠. 스타십은 성공적으로 이륙했고 약 3분 후 1단부 발사체 '슈퍼헤비'와 2단부 '스타십 우주선' 분리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2단부 스타십 우주선은 발사 8분 만에 고도 약 148㎞ 부근에서 통신이 두절됐습니다. 이에 스페이스X는 우주선 자폭 시스템을 작동시켰고 멕시코만 상공에서 폭발했다고 밝혔습니다.
Q3. 8분간의 짧은 여정이었네요. 그런데도 왜 ‘실패했지만 성공’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는지 하나씩 살펴보죠. 먼저 아까 스타십을 초대형 우주선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는데, 스타십의 용도와 제원을 알려주시죠.
--> 스타십은 일론 머스크의 화성 탐사 야심이 담긴 우주선입니다. 지구 궤도를 넘어 달, 달을 넘어 다른 행성인 화성까지 가려면 출력이 커야겠죠. 스타십은 추진체 슈퍼헤비(72m)와 스타십[로켓 우주선(50m)]으로 구성돼 있는데 전체 길이가 122m, 총중량 3600t인 초대형 로켓입니다. 슈퍼헤비 로켓은 추진력 75톤짜리 엔진 33개가 달렸습니다. 로켓 우주선 스타십에도 6개의 엔진이 달렸고요. 요즘 한창 열일 중인 스페이스X의 로켓 팰컨9은 75톤짜리 엔진이 9개 달렸습니다. 참고로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는 75톤짜리 엔진이 4개입니다. 역사상 가장 큰 로켓인 아폴로11의 새턴5호(전장 110m, 총중량 3038t호)보다 큽니다. 출력은 새턴5호의 2배나 되고요. 스타십은 100t의 화물이나 100명의 사람을 우주로 수송할 수 있습니다.
Q4. 엄청나게 큰 우주 로켓이군요. 공중 폭발에도 이번 2차 발사가 성공적이었다는 것은 어떤 점에서인가요?
--> 첫째는 새롭게 적용한 '핫 스테이징'이 성공,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점이죠. 핫 스테이징은 통상 2단 엔진이 1단부와 분리된 후 켜지는 것과 달리, 분리 전 2단 엔진을 점화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통해 성능을 최소 10% 향상할 수 있다고 해요.
둘째 엔진 33개를 모두 점화하는 데 성공한 거죠. 지난 1월 1차 발사 때는 엔진 33기 중 6기가 정상작동하지 않았거든요. 이번 2차는 1차 때보다 2배가량 더 오래 비행했어요. 이론 머스크는 이번 실패에서도 많은 것을 얻었다며 웃음을 보였죠. 그는 실패를 통해 배우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기술과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페이스X는 앞으로도 스타십의 발사를 계속할 계획입니다.
Q5. 스타십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뭔가요?
--> 인류의 우주개발에 획기적인 진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직접적인 이유로 스타십은 우주개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은 화물 kg당 발사비용이 약 1500달러로 미항공우주국 NASA의 우주왕복선 kg당 발사비용은 6만5400달러의 2.3%에 불과합니다. 엄청 저렴한 거죠. 러시아의 소유즈는 kg당 1만400달러, 누리호는 3만 달러입니다. 스타십은 상용화 초반엔 kg당 1000달러, 후반엔 100달러까지 발사비용을 낮출 것이라고 합니다. 가성비를 높인 가장 큰 비결은 재사용이죠. 1단 로켓 슈퍼헤비와 로켓우주선 스타십 모두 재사용 가능하니까요. 예전 아폴로11호를 보낸 로켓 새턴5호나 우주왕복선의 로켓도 모두 바다에 추락해 버려졌지만 스타십은 로켓과 몸체가 그대로 돌아와 재사용됩니다. 이건 엄청난 기술이죠.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스페이스X만이 성공해 상용화하고 있죠.
Q6. 스페이스X의 팰컨9이 자주 발사되는 이유가 바로 이 가성비 때문이군요?
--> 그렇습니다. 팰컨9호는 2010년 6월 첫 성공 이후 현재까지 총 274회 발사에 232회 복귀 착륙, 207회 재발사되었어요. 올 한 해만 100회 가까이 발사됐죠. 스페이스X의 우주화물 운송비중은 전 세계 전체의 64%를 차지합니다. 한 국가가 아니라 민간 기업 하나가 전 세계의 64%, 놀랍지 않습니까. 이게 바로 운송비 싸기 때문이죠.
Q7. 그렇군요. 끝으로 스페이스X의 스타십이 미칠 우주개발의 미래를 그려주시죠.
--> 스타십이 언제쯤 성공적으로 발사되고 안전하게 복귀할 수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지만 2차 발사에서 보여준 기술발전이라면 2, 3년 내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그렇게 되면 우주여행 산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고, 현재는 지상 100km 이내에서 최대 30분가량 머무는 게 고작인데, 어쩌면 달에 다녀오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일론 머스크는 자신이 공언한 대로 화성에 식민지 건설에 착수하겠죠.
우리에게는 고민도 있습니다. 우주화물 운송비용이 kg당 100달러까지 내려가면 정말 우주개발은 스페이스X가 독점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죠. 우리는 2032년 달 착륙을 목표로 차세대 로켓을 개발 중인데, 그 전에 이미 가성비 좋은 스타십이 상용화된다고 생각해 봐요. 야심차게 우주개발에 뛰어든 우리가 깊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