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CBS 과학 인사이드】 깨진 금속 조각이 스스로 치유한다고?

최근 놀라운 과학 발견 2제

조송현 기자 승인 2023.12.12 16:06 | 최종 수정 2023.12.15 08:29 의견 0

Q1. 과학 인사이드 이 시간엔 알아두면 교양이 되는 다양한 과학 소재를 찾아 소개해드리고 있습니다. 지난시간엔 인류의 오랜 미스테리인 ‘남성이 여성보다 일찍 사망하는 이유’를 소개해주셨는데, 오늘은 최근 주목받는 과학뉴스 2제를 가져오셨네요. 첫 번째로 등장할 소식이 뭘지 궁금한데요?

--> 깨진 금속 조각이 스스로 치유한다는 놀라운 소식입니다.

Q2. 무기물인 금속 조각이 생명체처럼 스스로 치유한다고요? 와우, 자세히 소개해주세요.

--> 미국 샌디아국립연구소(Sandia National Laboratories)와 텍사스 A&M 대학교(Texas A&M University) 팀은 특수투과 전자현미경 기술을 사용하여 금속 끝을 잡아당겨 금속의 탄력성을 테스트하다 금속의 자체 치유를 관찰했습니다. 과학계에서 처음입니다. 이 연구결과는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에 게재됐고요.

연구팀은 진공에 잡아당겨 찢어진 40나노미터 두께의 백금 조각을 40분 동안 관찰했는데, 놀랍게도 백금의 균열이 다시 융합되더라는 겁니다. 처음 한 방향을 치유하고 다시 다른 방향의 균열을 치유하는 식이었다고 합니다.

당김에 의해 찢어진 백금 조각에서 스스로 치유된 부분(초록색)이 관찰됐다. [Dan Thompson/Sandia National Laboratories]

Q3. 정말 놀랍네요. 이게 처음이라고요?

--> 관찰은 이번이 처음인데, 완전히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2013년 텍사스 A&M 대학의 재료과학자 Michael Demkowicz는 금속 내부의 작은 결정이 응력에 반응하여 경계를 이동함으로써 이러한 종류의 나노균열 치유가 일어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고 합니다.

Q4. 원래 모양대로 돌아가는 형상기억합금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 형상기억합금은 다른 모양으로 변형시키더라도 가열에 의하여 다시 변형 전의 모양으로 되돌아오는 성질을 가진 합금입니다. 이러한 합금은 변형되었을 때 원래의 형태로 돌아갈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치아 교정용 보철기, 파이프의 이음쇠, 자동으로 닫히는 온실 문, 인공심장의 인공근육 등에 사용됩니다. 현재 대표적인 형상기억합금으로는 티타늄·니켈 합금이 있습니다. 이 합금은 물질의 구조를 기억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변형되었을 때 원래의 형태로 돌아갈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형상기억합금의 경우 원래대로 돌아가려면 열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번 ‘자기 치유 금속’의 경우 열을 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처를 스스로 치유한다는 겁니다.

Q5. 이번 발견이 재료공학 분야 등에 응용될 수 있을까요?

--> 금속의 균열은 피로손상이라고 하는데, 이번 발견은 나노 규모의 피로 손상의 경우 금속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고유하고 자연스러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지금이 나노과학 시대이니까 이 프로세스를 완전히 이해하고 제어할 수 있다면 완전히 새로운 나노 엔지니어링 시대를 열 수 있다는 전망이 가능하죠. 나노엔지니어링이 아니더라도 정밀 기계나 구조물에서 피로손상은 큰 문제인데, 이걸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는데 이번 연구가 하나의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Q6. 다음으로 소개해줄 소식은 어떤 건가요?

--> 천문학자들이 최근 '존재해서는 안 되는' 거대 행성을 발견했다는 소식입니다. 미국 프린스턴대 천체물리학과 구드문두르 스테판손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1일자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지구에서 51광년 거리에 있는 적생왜성 ‘LHS 3154’ 주변 근접 궤도에서 거대한 외계행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는데요,

이 외계행성 'LHS 3154b’는 지구의 13배 크기로 태양의 9분의 1에 불과한 모항성 'LHS 3154’에 비해 지나치게 커 기존 행성 형성 이론에 위배돼, 천문학계를 당황시키고 있습니다. 농부가 닭장에 달걀을 가지러 들어갔다가 타조알을 발견한 것에 비유되고 있습니다.

적색왜성 LHS 3154와 그 주위를 도는 행성 LHS3154b(아래)상상도

Q7. 닭장에서 타조알을 발견했다면 당황스럽긴 하겠는데, 과학적인 이유를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 행성은 갓 태어난 별을 둘러싸고 있는 가스와 먼지로 이루어진 밀도 높은 성운 행성원반에서 형성되며, 행성 크기는 원반에 포함된 물질의 양에 따라 결정된다. 기존 행성 형성 이론에 의하면 원시 행성 원반의 가스와 먼지 질량은 모항성(중심별) 질량과 밀접하게 비례하기 때문에 질량이 가장 작은 적색왜성(M유형 왜성)의 근접 궤도에는 해왕성(지구 질량의 17배)보다 큰 외계행성은 존재할 수 없다고 보거든요. 관측결과 중심별 LHS 3154는 질량이 태양의 11.2%, 지름은 태양의 14%로 크기가 태양의 9분의 1에 불과하며 별의 온도도 2588℃로, 우리 태양 6000도에 비해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에 비해 외계행성 LHS 3154b는 최소 질량이 지구의 13.15배인 해왕성급 행성으로 분석됐으며 중심별에서 매우 가까운 타원형 궤도에서 3.71일에 한 바퀴씩 공전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Q8. 이 행성에 생명체가 거주할 수 있을까요?

--> LHS 3154b의 생명체 존재 조건에 관한 연구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번 연구팀은 거주 가능 행성 찾기 적외선 관측장치(The Habitable Zone Planet Finder,HPF)로 발견했던 만큼 인간의 거주 가능성 여부 연구를 곧바로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Q9. ‘존재해서는 안 될 외계’ 발견의 의미를 소개해주시죠.

--> 연구팀은 “이번 발견은 크기가 작은 별들이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행성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기존 행성 형성의 이론적 모델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했어요.

공동연구자인 펜실베이니아주립대(Penn State) 수브라스 마하데반 교수는 "질량이 작은 별 주위에 이런 무거운 외계행성이 있을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 발견은 우리가 우주에 대해 아는 것이 얼마나 적은지 잘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