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갈수록 작업의 여러 문제를 고민하고 생활에서의 불편한 일들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어서 작업의 진척이 제대로 되질 않는다. 그럼에도 나는 온갖 근심과 함께 작업실에 앉아서 쥐어짜듯이 에스키스(작품을 위한 밑그림) 구상을 하고 있다. 일상의 근심에 잡힐 듯 말 듯 제대로 떠오르질 않는 에스키스는 답답해진 마음에 모조리 집어 던지고 싶은 심정을 대변하듯 그냥 끄적거림 수준이다.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드니, 문득 나를 내려다보듯이 선반 위에 올려져 있는 예전 작업들을 보게 된다. 다들 하나같이 버려진 자식처럼 원망 섞인 표정으로 먼지만 가득히 뒤집어쓰고 물끄러미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불빛이 그리 밝지도 않은 먼지 가득한 작업실의 으슥한 그림자가 내려앉은 채, 화려한 전시장의 추억으로 날 원망하듯이 숨죽여 소리치고 있다. 내가 너희들을 무슨 고집으로 안고 있는지 모르겠다. 더 좋은 곳에 보내 주어야 하는데, 더 좋은 곳에서 너희의 가치를 보이며 있어야 하는데, 하다못해 속 시원하게 공기라도 쐬어 주어야 하는데, 먼지만 덮어쓰게 하고... 참 미안하다. 적어도 나는 머리가 복잡하면 당장이라도 바닷가로 달려가 바람을 쐬고 들어오면서 너희들은 전시 이후 내내 그 자릴 지키고 있게 했구나." - 작가노트 일부 - 

최성환 조각가는 1972년 부산 수정동 태생으로 부산대학교 예술대학 마술학과(조소전공)를 나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여 줄곧 전업작가로 왕성한 창작활동을 해온 자랑스런 부산의 젊은 작가이다. 개인전 7회를 개최하고 미술관 소장 및 공공미술 17개소 설치, 그리고 부산미술대전 조각부문 최우수상을 비롯해 굵직한 수상경력도 화려한 작가이다. 

최 작가는 대학 전공수업에 사용하는 흙이 담긴 고무통(플라스틱 용기)이 깨어졌을 때, 어릴 때 어른들이 고무대야가 깨어져 물이 세면 불로 녹여 때워서 쓰는 방법이 기억나 이용해 보고 프라스틱 고무대야가 훌륭한 소조재료가 됨을 깨닫고 오늘날까지 흥미롭고 재미있게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합성수지인 고무대야 재생재료의 특성을 살려 제작한 최 작가의 작품들은 오랜 세월의 흔적 같은 고태스런 향기가 묻어난다. 때가 묻은 조상의 유물에서 선조의 체취와 향기를 느끼듯이...

주변 경관이 수려한 금정구 오륜동 호수가 본동마을에 ‘초이 아트팩토리 최씨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용도의 조형물을 제작할 수 있는 5축 CNC 등 첨단 정비를 갖추고 다재다능한 능력을 겸비한 최성환 작가는 바로 맥가이버이다.    

◇ 최 성 환[Choi Sung-Hwan, 崔聖煥]

* 부산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조소전공 졸업, 同 대학원 졸업
 * 조각개인전 7회 및 국내 단체 기획, 초대전 100여회
 * 작품소장 및 작품설치(부산시립미술관. 부산중앙공원등 17개소)
 * 2015 기획 3인전 ‘바람난40대’전 - 오픈스페이스 배
 *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ART ZOO공모전 ‘동상’ 수상
 * 2012 제10회 BIEAF부산국제환경예술제 [에코현대미술전] ‘우수작품상’수상  
 * 2011 제10회 한마음 미술대전 ‘특별상’ 수상 - 부산중앙공원 야외조각 공모 당선 설치 ‘대지의 역동’
 * 2010 제2회 세계문화유산 히메지성 현대미술비엔날레 2010展 ‘백로상’ 수상
 * 2010 제2회 세계문화유산 히메지성 현대미술비엔날레 - 일본 이클레히메지히메지시민 갤러리
 * 2009 제35회 부산미술대전 조각부문 ‘우수상’ 수상
 * 2009 제4회 대한민국 자원순환 정크아트공모전 - ‘특선’수상
 * 2007 24th international festival sarajevo "sarajevo winter 2007" turkish culture center in sarajevo 
 * 2005 전국공모 제31회 부산미술대전 조각부문 '특선' 수상
 * 1997 뉴프론티어 공모전 ‘특선’ 수상

※(사)목요학술회가 발행하는 월간지 『시민시대』는 본지의 콘텐츠 제휴 매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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