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신비를 풀어줄 후보로 주목받는 ‘음의 질량 암흑유체(negative mass dark fluid)’ 이론에 대한 학계의 논란이 뜨겁다.<암흑물질·암흑에너지의 정체가 '음의 질량'이라고?>
최근 저널 천문학&천체물리학(Astronomy and Astrophysics) 발표된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천문학자 제이미 파네스(Jamie Farnes)의 ‘음의 질량 암흑유체(negative mass dark fluid)’ 이론이 주목받고 있다.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는 음(-)의 질량을 가진 암흑유체에 통합되어 있다는 내용의 이 이론은 우주의 신비인 암흑물질·암흑에너지의 정체를 밝혀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 또한 뜨겁다. 이론물리학자이자 과학기자인 사빈 포센펠더(Sabine Hossenfelder)는 자신이 운영하는 과학블로그 '백리액션(Back ReAction)'에 파네스 이론의 비평을 실었다. 그녀의 글은 공감·지지와 반대·비판의 댓글이 수백개 달리는 등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포센펠더의 주장을 요약하면 "음의 질량 개념으로 우주론을 혁명적으로 바꿀 수 없으며, 파네스는 문제를 풀기보다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파네스의 '음의 질량 암흑유체' 논문에 대한 사빈 포센펠더의 논평 전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제이미 파네스(Jamie Farnes)의 논문에 관한 내 의견을 물었다. 그의 논문은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의 통합 이론 : 보정된 ΛCDM 체제 내에서 음의 질량과 물질 생성(A Unifying Theory of Dark Energy and Dark Matter: Negative Masses and Matter Creation within a Modified ΛCDM Framework)'이라는 제목으로 저널 천문학&천체물리학 최근호에 실렸다.
파네스는 옥스포드 e-연구센터 포스트 닥터 과정의 연구원이고 이전에 관측천체물리학 분야에서 연구했다. 며칠 전, 옥스퍼드대학은 언론발표에서 파네스의 논문 출판을 축하했다. 이 발표는 후에 물리학 전문 사이트 phys.org에서 보도되고 다른 매체로 퍼져나갔다. 그 후로 나는 독자들과 저널리스트들로부터 그의 논문을 논평해달라는 부탁을 많이 받았다.
파네스는 그의 논문에서 음의 중력질량(negative gravitational masse)으로 우주론에 접근한다. 그는 더 나아가 등가원리가 성립하도록 음(-)의 중력질량이 음의 관성질량을 갖기를 원한다. 아주 좋은 아이디어이다. 하지만 나도 그렇고 이 분야의 다른 많은 사람들도 생각해봤겠지만, 문제는 그 아이디어가 정말로 나쁘게 작동한다는 점이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아름다운 이론이다. 이것은 질량을 가진 물체가 중력의 영향 아래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설명해준다. 물체는 마음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아인슈타인의 중력장 방정식을 따른다.
아인슈타인의 중력장 방정식에 의하면 같은 종류의 질량들은 서로 끌어당기고 반대 질량끼리는 서로 밀어낸다. 우리가 보통 이런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은 우리가 아는 한 음의 중력질량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뉴턴역학의 한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생각해 볼 수 있다. 그것은 전하가 질량으로 바뀐 전자기력의 경우와 같다. 물론 중요한 점은 질량의 부호가 양에서 음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더 깊이 얘기하자면 전자기력은 스핀-1 장(field)에 의해 교환되는 반면 중력작용은 스핀-2 장(field) 의해 교환되기 때문이다. 염두에 둘 것은 이 경우 중력자나 광자로 양자화했을 경우 이 힘과 연관된 메신저 입자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상호작용에 관한 단순한 설명이지 양자화에 관한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하면 이런 행위를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일단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설명하려면 spin-2 장(field)를 인정해야 하고, 같은 부호의 질량끼리는 끌어당기고 다른 부호의 질량은 밀어낸다고 결론내린다.
파네스는 이와 달리 자신의 논문에서 같은 음의 질량끼리도 서로 밀어낸다고 한다. 하지만 상대성이론에서 이는 허용되지 않는다. 그는 섹션 2.3.3.에서 음의 질량이 실제로 서로 밀어내지 않는 것 같다는 ‘반직관적’ 결과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그가 음의 질량끼리 서로 밀어내는 N체 시뮬레이션을 어떻게 하였는지 그의 논문에는 설명돼 있지 않다(그들은 이미지만을 보고 그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메일 문의에 의하면 그가 실제로 뉴턴역학의 한계를 장방정식들로부터 유도한 것이 아니라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 방식의 반발 상호작용을 인코딩해서 넣었다고 한다.
파네스는 또한 음의 질량들을 위한 '창조 항(creation term)'을 도입해서 암흑에너지와 비슷한 개념을 만든다. 창조 항은 기본적으로 도입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마법의 도구다. 이걸 도입한다면 창조 상수와 일치하는 운동방정식을 주장할 수 있고, 원한다면 주장하지 않을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 에너지 보존법칙을 위배하는 결과가 나온다.
어느 경우든 그것은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다. 그리고 이상한 운동방정식을 갖는 환상의 암흑유체를 도입하는 데 흔쾌히 동의할거라면 차라리 기존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개념을 고수하는 것이 더 낫다.
더 넓은 얘기의 핵심을 얘기하자면 이렇다. 우리가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이용하여 천체 관측결과를 설명하는 이유는 이게 단순하기 때문이다. '오컴의 면도날'(Occam's razor) 원리는 어떤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더 복잡한 이론을 갖고 오는 것을 금한다. 그리고 파네스의 이론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더욱이 음의 중력질량을 도입하는 것은 괜찮지만 음의 관성질량을 도입하는 것은 진공이 불안정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다. 음의 관성질량을 도입하면 순에너지가 0인 상태에서 무한히 많은 입자쌍들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는 우리의 관측 결과와 다르다.
내가 얘기하는 것이 틀렸을 수도 있다. 뉴턴역학의 한계가 보기보다 더 복잡하다. 아마 중력이 스핀-2 상호작용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일반상대성이론 안에서 서로 밀어내는 음의 질량들이 있을 수도 있다. 내가 밀어내는 중력에 관한 논문(파네스가 그의 논문에서 인용했다)을 썼듯이 밀어내는 음의 질량 개념에 찬성한다. 나는 음의 중력질량이 우주상수 문제의 유일한 해답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음의 질량이라는 접근방식으로 우주론을 풀려면 위에 언급된 문제점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파네스의 논문은 이 요구에 미치지 못한다.
요약하자면, 파네스가 제시한 해결책은 문제를 풀기보다 더 많은 문제를 만든다.
#기사 출처 : Backreaction : No, negative masses have not revolutionized cosmology
<'우주관 오디세이' 저자·인저리타임 편집위원장>(번역 도움 : 권기현·일본 도호쿠대학 화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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