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속삭이는 잎새 - 박미서

인저리타임 승인 2024.01.05 05:59 | 최종 수정 2024.01.14 15:19 의견 0

속삭이는 잎새

박미서

별아, 지니고 있던 고백 같은
불꽃의 기상,
달빛 파도 일으키렴.
우윳빛 자작나무 발 아래서
사철싹눈을 틔워보고 싶구나.
별아, 순결한 하늘색 강물,
은하수에 심은 심정,
눈빛 커지는 뜻 넓히려무나.
어쩌면 모든 창보다
더 밝아진 외다리새 울음 속
놀라운 순간이
들어있을지 모르겠구나.
백일하에 드러난
애련의 갈망처럼
별아, 미소로 둘러싼
시계태엽에 막힘없는
시간의 보석들 어루만져보렴.
별아, 조그만 북을 매끄럽게
두드리는 구름의
아름다운 눈물을 말해다오.
붉은 흙에 솟아오를 생기,
네 가슴에 거두어
겨울 발목의 길
밝혀 주는구나.
그때마다 맴돌며
네 사슴뿔 하나씩 놓아주듯,
촛불 높이 들어 올릴 때
별아, 동그란 무한을
꺼내어 보여주렴.

박미서 시인


◇박미서 시인은

▷2019년 현대시선시 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시집《거꾸로 된 글씨처럼 뒤돌아 쓴 별똥별의 말》
▷시노래〈밝달〉 〈길목에 핀 별〉
▷현 두원네임컨설팅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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