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래 시인이 읽어주는 좋은 시 (36)】 웃음 - 윤초화

조승래 승인 2024.04.25 09:00 | 최종 수정 2024.07.11 09:02 의견 0

웃음

윤 초 화

사람만 웃는 건 아니란다
꽃도 웃고
새도 웃고
바람도 웃는 걸

꽃들은 벌 나비 친구와
꿀을 나누며
함께 춤추며
훨 윙윙 웃고 있잖아

새들은 창공을 날며
숲으로 찾아들며
아침을 노래하며
떼 지어 웃고 있잖아

바람은 나뭇잎 날갯짓에
웃음을 걸쳐두고
빛깔로 향기로
웃음 떨쳐 주고 있잖아

너도 귀 기울여 봐
꽃들의
새들의
바람의
웃음을,

- 『문학공간』, 2023년 10월호

시 해설

“사람만 웃는 건 아니란다”라는 이 사실을 인식했기에 윤초화 시인이 시인임을 알겠다. 제 자리에서만 웃고 있는 꽃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웃음 전하는 새 모든 틈새를 찾아가며 웃는 바람

벌 나비 불러서 꿀을 나누어 주는 꽃이 고마워서 훨 윙윙 소리내며 함께 춤을 춘다. 새들은 창공을 날다가 숲으로 찾아들어 새날 “아침을 노래하며 떼 지어 웃고 있잖아” 게다가 바람은 “나뭇잎 날갯짓에 웃음을 걸쳐두고”서 “웃음 떨쳐 주고 있잖아”

시인은 2, 3, 4연 끝에 “~있잖아”로 반복 표현하며 친근감과 확신을 주면서 “너도 귀 기울여 봐”라고 도처에 웃음소리가 가득함을 자각하게 해준다.

삼라만상이 웃는데 어찌 혼자 울려고 하는가, 꽃처럼 제가 가진 것을 이웃에 나누어 주고 함께 춤추면 될 것이라고, 웃으며 살면 될 것이라고 소문만복래 笑門萬福來를 암시하고 있다.

하기야 복福이 찾아간다면 웃는 집 대문을 두드리지, 우는 집 대문을 두드리겠나 싶다. 시인은 복하고 참 친한 사이일 것이다.

조승래 시인

◇ 조승래 시인은

한국타이어 상무이사, 단국대학교 상경대학 겸임교수(경영학박사)를 했고,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이사, 문학의 집 서울 이사, 계간문예작가회 부회장, (구)포에지창원 '시향문학회' 회장, 가락문학회, 시와시학회, 함안문인회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취미생활로는 검도를 하고 있다(4단. 대한검도회 영무검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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