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불면증
이송희
아침이 되자
해는 또 다시 얼굴을 들여 밀고 세포 속으로 들어온다
어제의 시간들은 소리 없이 움직이며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보이지 않는 구석에 앉는다
발가락들이 제 각각 움직이고
모세혈관의 우는 소리가 간간히 들리기 시작한다
햇빛은
동공으로 들어 가려고 애를 쓰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기억은
어떤 사물의 이름도 들은 적이 없었다는 말만 한다
가을은
혈관만이 흐르는 수액을 정확히 보내고 있다
◇ 이송희 시인
▷2007년 미주아동문학 동시 등단
▷2008년 뿌리문학 시 등단
▷수상 : 문학공간 신인문학상, 경희해외동포문학상, Famous Poets Free Poetry Contest 영시 입상, 황순원디카시공모전 수상, 대한민국통일예술제 문학대상, 에피포도문학상 본상
▷한국디카시인협회 시애틀지부장, 서북미문인협회 이사, 미주문인협회 이사
▷시집 《나비,낙타를 만나다》, 동시집 《빵 굽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