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증호 시인의 「시조, 사랑을 노래하다」39 꽃무릇 - 설상수
시조, 사랑을 노래하다
손증호
승인
2023.11.21 18:06 | 최종 수정 2023.11.2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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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
설상수
심장을 찌른대도 이보다 진할까요
몸으로 온몸으로 꽃대를 밀어 올려
그대 올 가장자리에 장명등을 켭니다
별빛도 숨어 잠든 천치같은 밤이 와도
밤이슬 적이 받을 잎새 하나 없어도
그리움 하나만으로 빨갛게 불탑니다
꼿꼿이 지새는 건 기다림도 아닙니다
아람도 하나 없이 짓물러 터진대도
언젠가 다시 만날 날 꿈결인 듯 오겠지요
‘몸으로 온몸으로 꽃대를 밀어 올려’ ‘그대 올 가장자리에 장명등을’ 켜면 ‘밤이슬 적이 받을 잎새 하나 없어도’ ‘그리움 하나만으로 빨갛게 불’타는군요. 시인은 붉게 타오르는 꽃무릇의 이미지를 통해 ‘짓물러 터진대도’ 굽히지 않고 ‘꼿꼿이 지새’우면 ‘언젠가 다시 만날 날 꿈결인 듯’ 올 것이라고 절실한 마음을 담아 노래합니다.
◇ 손증호 시인
▷2002년 시조문학 신인상
▷이호우 시조문학상 신인상, 부산시조 작품상, 성파시조문학상, 전영택 문학상, 나래시조문학상 등
▷시조집 《침 발라 쓰는 시》 《불쑥》, 현대시조 100인 선집 《달빛의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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