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12) 살아생전의 마음씀씀이는 너그럽게, 죽은 뒤의 은택은 넉넉하게
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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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1 22:18 | 최종 수정 2021.01.1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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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 - 살아생전의 마음씀씀이는 너그럽게, 죽은 뒤의 은택은 넉넉하게
살아생전의 마음은 활짝 열어 너그러워야 하나니
사람들로 하여금 불평의 탄식이 없게 하고
죽은 뒤의 은혜는 오래가야 하니
사람들로 하여금 부족함을 느끼지 않게 하라.
- 面前(면전) : 살아생전. 즉 현세(現世)를 말함. 뒤에 나오는 身後와 대응하는 말이다.
- 田地(전지) : 마음, 마음의 밭(心田), 마음가짐(心境).
- 要(요) : ‘필요하다’ 의 뜻이니, 여기서는 ‘~해야 한다’ 는 당위(當爲)의 언사로 풀이하면 될 것이다.
- 放得寬(방득관) : 개방하여 관대함.
- 流得久(류득구) : 후세에 남기어 오래 지속되게 함. 流는 ‘후대로 이어짐’ 을 뜻함. * ‘流芳百世(유방백세)’ 라 할 때의 流의 의미이다.
- 不匱(불궤) : 부족함이 없음, 넉넉함. 匱는 ‘함(궤짝), 삼태기’ 이나 여기서는 ‘다하여 없어지다’ 의 뜻임.
◆출전 관련 글
▶맹구우목(盲龜遇木)의 비유 - 눈먼 거북이가 옹이가 뚫린 널빤지를 만나는 인연
부처님 말씀에 의하면 이 세상에는 아주 어려운 일이 두 가지 있다고 합니다. 그 한 가지가 사람으로 태어나는 일이고, 또 다른 한 가지는 부처님의 진리와 만나는 일이라고 합니다.
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생명이 있습니까? 수많은 생명 가운데 사람의 몸을 받고 태어나는 일이란 참으로 희유(稀有)한 일입니다. 뿐만 아니라 수십억의 인구 중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만날 수 있는 인연 또한 희유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그러한 희유한 인연을 맹구우목(盲龜遇木)에 비유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큰 바다에 눈먼 거북이 살았는데, 그 거북은 백 년에 한 번씩 머리를 바닷물 밖으로 내민다. 그런데 바다에 구멍이 하나뿐인 나무판자가 파도에 밀려 떠다닌다고 할 때, 저 눈먼 거북이 백 년에 한 번 머리를 내밀면 그 구멍을 만날 수 있겠느냐?”
아난이 부처님에게 말하였다.
“불가능합니다. 그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눈먼 거북과 나무판자는 어긋나다가도 혹 서로 만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어리석고 미련한 사람이 오취(五趣)에 표류하다가 잠깐이나마 사람의 몸을 받는 것은 그것보다 더 어렵다. 왜냐하면 법을 행하지 않고, 선을 행하지 않으며, 진실을 행하지 않고, 서로 죽이고 해치며, 강한 자는 약한 자를 업신여기고 한량없는 악을 짓기 때문이다.”
- 『잡아함경』 제15권-
- *오취(五趣) : 지옥, 아귀, 축생, 인간, 하늘세계
우리가 사람으로 태어나 부처님 진리를 만날 수 있는 일은 이처럼 귀하고도 귀한 일입니다. 또한 지금 우리가 부처님 말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것도 실은 말할 수 없이 소중한 인연의 소치입니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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