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트럼프 첫 임기내 북한 CVID 목표…가능하면 더 빨리"

인저리타임 승인 2018.07.26 07:13 | 최종 수정 2018.07.26 07:31 의견 0

2021년 1월 이전까지 북한 비핵화 완료 목표 제시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미국의 목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말까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가야 할 길이 굉장히 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가능하다면 더 빨리"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1년 1월 이전까지 북한 비핵화 절차를 완료하겠다고 목표 시한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로이터=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CBS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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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헛되이 질질 끌지 않을것…WMD 제거 때까지 대북제재"

"김영철에도 전달"…'인내 외교' 장기전 대비하되 북 지연술엔 쐐기
비핵화 대상으로 WMD 적시…"광범위한 개념, 북한도 이해했다고 확신"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 '인내 외교'를 언급하면서도 결실 없이 무작정 시간을 끌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북한의 대량파괴무기(WMD) 제거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제재를 완화하지 않겠다면서 북한도 미국이 요구한 광범위한 비핵화 개념을 분명히 이해했다고 주장했다. 해체 대상을 핵 뿐 아니라 생·화학무기까지 포함하는 WMD로 확대해 못 박은 것이다.

'WMD+탄도미사일 폐기론'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이달초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에 앞서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으로, 폼페이오 장관이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WMD를 비핵화 대상으로 명시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우리는 '인내하는 외교'(Patient diplomacy)를 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것이 헛되이 질질 오래 끌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 위원장의 성공적 회담에 따른 후속조치 차원에서 지난 5일 방북했을 당시 이러한 입장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가졌던 생산적인 논의에서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시간제한은 없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연장 선상에서 특정한 시간표에 쫓기기보다는 장기전을 각오하고 인내 전략을 펴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북한의 시간 끌기 식 지연술에 마냥 끌려가지는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이달 5∼6일 방북시 카운터파트인 김 부위원장을 만나 미국의 이러한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다는 설명인 셈이다.

'인내하는 외교'는 전임자인 렉스 틸러슨 장관 시절 국무부가 대북 외교정책을 설명하면서 쓴 표현이기도 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외교와 대화가 충돌과 적대보다 우선시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원칙이 북한에 대한 미국의 행동을 이끌었다고 강조한 뒤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목표에 관한 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우리의 목표는 김 위원장이 동의했듯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 비핵화(FFVD)"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전망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이다. 진전은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는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한 약속을 완수하길 요구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대량파괴무기(WMD) (CG) [연합뉴스TV 제공]
대량파괴무기(WMD) (CG) [연합뉴스TV 제공]

특히 "북한이 대량 파괴무기(WMD)를 제거할 때까지 우리의 제재, 그리고 유엔의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며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는 북한이 모든 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제거하길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결의안들은 만장일치로 통과됐으며 법적 구속력이 있다"며 "우리는 전적으로 모든 각 나라가 약속한 대로 이러한 제재의 이행을 유지하기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0일 유엔 안보리 이사국을 대상으로 한 한미 공동브리핑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제재가 이행되지 않는다면 성공적 비핵화의 가망성은 그만큼 낮아진다"며 '선 비핵화-후 제재 완화' 입장을 밝혔으나 당시에는 'WMD의 폐기'까지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이 WMD를 명시적으로 거론한 것은 북한을 상대로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쇄에 이어 구체적 비핵화 조치를 하라는 압박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앞에 놓인 길은 쉽지 않지만, 더 안전한 세계, 그리고 북한을 위한 더 밝은 미래에 대한 우리의 바람은 지속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 제거와 해체에 대한 미국의 비핵화 정의에 동의했느냐'는 질문에 "북한과 복잡한 협상을 진행 중인 만큼, 공개석상에서 구체적 내용을 공유하지는 않겠다"면서도 "나는 북한이 우리의 비핵화 정의, 즉 핵 탄두의 기반시설과 생·화학 무기 등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정의를 이해한다고 매우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이에 동의했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그들은 완전하게 비핵화한다는 데 동의했다. 그것은 분명히 모든 종류의 무기를 포함한다"고 답변했다.

이번 청문회는 북미정상회담과 미·러정상회담을 놓고 의회 내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 따라 마련됐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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