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덕담
노영임
꽃길만 걸어가세요!
새해 덕담으로 카똑! 카똑!
그 꽃길은 누군가 땀 흘려 가꾸지 않았을까?
예까지
나는 누구의
꽃길을 밟고 온 걸까
꽃을 보고 환호할 줄만 알았던 건 아닐까? 꽃이 꽃으로 피어나기까지 비바람도 견뎌내고 갈증도 참아왔는데 말이다. 살다 보면 결과만 보고 과정은 쉬 잊어버린다. 보이지 않는 노력이 쌓여 밑거름으로 있었음을, 많은 인고의 시간이 있어야 비로소 꽃으로 피어난다는 사실을, 그 수고로움이 결코, 헛되지 않고 너도나도 꽃이 되는 순간은 기쁨이다. 꽃을 가꾼 사람은 누군가가 행복한 웃음을 날리며 걸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스레 가꾸지 않았을까. 그 마음이 더 아름다운 꽃이다.
◇김석이 시인
▷2012 매일신문신춘 당선
▷2013 천강문학상, 2019 중앙시조 신인상 수상,
▷시조집 《비브라토》 《소리 꺾꽂이》 《심금의 현을 뜯을 때 별빛은 차오르고》
단시조집 《블루문》 동시조집 《빗방울 기차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