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당권경쟁 탐색전…잠재적 주자들 '몸풀기'
내년 초 전당대회 앞두고 홍준표·황교안·김무성 등 거론
유승민·오세훈·원희룡 등 당 밖 범보수 인사들도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잠재적 당권 주자들의 물밑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내년 초 개최되는 만큼 적지 않은 시간이 남았지만, 보수·우파 진영을 결집할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당내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정부·여당의 지지율 하락에 한국당이 좀처럼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는 것도 '리더십 부재' 때문이라는 분석은 줄곧 제기돼 왔다.
30일 한국당에 따르면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다음 달 1일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구성한다. 대대적인 당협위원장 물갈이를 예고하는 것으로, 이는 당권경쟁의 조기 점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는 당 안팎의 잠재적 당권 주자들이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당협 정비와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룰 개정이 윤곽을 드러내면 당권경쟁이 불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움직임이 가장 눈에 띄는 주자로 홍준표 전 대표와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꼽는다.
6·13 지방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두 달간 미국에서 체류한 홍 전 대표는 지난 15일 귀국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현안에 대한 발언을 이어가며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홍 전 대표는 당분간 출국 계획 없이 국내에 머물며 국내외 정치 현안을 주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 일각에서는 홍 전 대표의 복귀 여부가 11월 6일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에 달렸다는 말도 나온다.
북미 대화를 이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패배하고, 북한의 비핵화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음이 입증될 경우 '홍준표가 옳았다'는 여론과 함께 '컴백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홍 전 대표는 그동안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 남북정상회담 등을 '남북평화쇼'라고 평가절하해 왔다.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대통령 후보, 서울시장 후보, 비대위원장 후보 등 고비마다 한국당의 구원투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잠행을 이어가다 최근 정치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한국당 현역 의원들이 대거 참석한 출판기념회를 연 데 이어 '식사정치'를 통해 한국당 의원들과 접촉면을 늘려가는 등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뛰어들기 위한 몸풀기에 나선 모양새다.
최근에는 친박계 일부 의원들이 황 전 총리를 만나 전대 출마를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황 전 총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대 출마 여부에는 즉답을 피하면서도 "나라를 위한 방법이 무엇일지 모색하고 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필요한 일들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며 현실정치 참여 가능성을 열어뒀다.
6선의 김무성 의원도 한국당의 차기 당권 주자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당내 최대 계파로 꼽히는 비박(비박근혜)계 좌장인 만큼 세 대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김 의원이 공부모임과 토론회 등을 꾸준히 개최하는 것도 당권경쟁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오는 12월 원내대표 임기를 마치는 대로 당권경쟁에 뛰어들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경우 드루킹 특검 단식 등 1년간 대여투쟁을 이끈 리더십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패배 후 "당분간 정치를 멀리할 생각"이라고 밝힌 남경필 전 경기지사는 다음 달 블록체인 공부를 위해 미국, 독일, 일본 등으로 출국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당 밖의 인사지만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등도 보수진영 내에서 회자된다.
한국당이 내년 전당대회에서 '범보수 통합'을 앞세울 경우 이들 범보수 인사들의 선택이 주목된다.
유 전 대표는 지방선거 패배 후 로키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범보수 진영 대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고, 무소속인 원희룡 제주지사 역시 범보수 진영의 잠룡으로 꼽힌다.
오 전 시장은 다음 달 한 종합편성채널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강점으로 꼽히는 '댄디 보수'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면서 정치 재개를 준비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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