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시간의 틈 - 목경희
목경희
승인
2022.12.28 14:48 | 최종 수정 2022.12.31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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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틈
목경희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세상에서 남을 보느라
나를 들여다볼 틈이 없었다
그 여자, 그 남자는
빗물이 떨어지듯 조금씩
틈이 생기기 시작한 걸 몰랐고
언제나 이빨을 드러내는
진보와 보수의 이름에는
메울 수 없는 큰 틈이 있었다
숨어있는 틈 사이사이
음모와 야유가 자라고
사랑과 자비는 없었지만
묵은 한 해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면서
들뜬 틈이 숨 쉬고 있다
가느다란 칼날의 끝처럼
좁디좁은 틈 사이로
햇살이 희망처럼 뿌리를 내린다
[윤슬 소망]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는 사이, 그대와 나 사이 얼마나 많은 틈이 생기고 벌어졌을까?
무수히 갈라진 틈에서 미움과 반목의 증오가 자라고 틈을 이용한 경계로 편 가르기를 했는지 반성해야 할 시간이 당도했다.
그럼에도 희망의 미련을 떨쳐내지 못하고 다시 한번 푸른 이끼가 숨 쉬고 마침내 연둣빛 봄이 새싹을 틔워줄 것을 소망해보는 틈과 틈사이의 세월을 지나가고 있다.
◇목경희 시인은
▷해외문학 시부문 신인상을 수상
▷제1회 시카코 한인여성회 편지쓰기 공모전 입상
▷2020년 한양문학 시부문 최우수상
▷문예마을 수필 부문 신인상
▷대한 시문학 시인마을 시부문 신인상
▷2021년 한양문학 대상
▷예지문학회원, 해외문학회원, 문예마을 정회원, 한양문학 정회원
▷동인지 ’시야시야 - 시선‘ 정회원
▷1980년 도미, 현재 미국 시카코에 거주
▷목경희·목경화 '자매 시집' 《그리움의 빗장을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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