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독재 시대에서는 검찰권이 정치권력의 의도대로 운영되는 정도였다면, 이제 검찰 자체가 정치권력을 잡았다. ‘권력의 시녀’가 권력 자체가 된 것이다. 검찰청이 경찰청, 국세청, 관세청 등 17개청 위에 군림함은 물론, 정부 각 부서 요직에 전·현직 검사를 배치해 검찰 가족이 지배하는 나라가 만들어졌다.”
*위 진술에 대한 의견은?(단위:%. 누구의 진술인지 밝히지 않고 질문)
동의한다(62.4), 동의하지 않는다(25.7), 모르겠다(11.8)
주간지 <시사IN>에서 ‘검찰에 대한 인식 웹조사’를 실시했다. 질문 숫자가 제한된 전화면접·ARS 조사 방식보다는 질문 개수를 늘려 심층조사가 가능한 웹조사 방식을 택했다. 100개가 넘는 문항 설계를 위해 법조인, 학자, 인권활동가 등의 자문을 받아, 한국리서치에 의뢰했다.
기획부터 기사 작성까지 오랜 기간 공들여 웹조사를 통한 ‘검찰 인식 지형도’를 만들었다. 제842호(2023.11.7.)에 커버스토리로 실었고, 제843호(2023.11.14.)로 이어졌다. 계속해서 제844호로 이어진다고 한다.
제842호와 제843호 설문조사 문항 중 필자가 취사선택한 몇 개를 전재(轉載)한다. 한 질문에 답변이 여럿이면 3순위까지로 압축했다. 취사선택의 기준은 필자 나름의 ‘정보의 유용성’이다. 객관성에 의문을 가진다면, 원본(<시사IN>)을 찾아보기 바란다.
<다음 진술에 동의하는가(단위:%)>
*검사는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이다.
그렇다(51.9), 그렇지 않다(44.0), 모르겠다(4.0)
*검사는 법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하고 있다.
그렇다(37.4), 그렇지 않다(58.2), 모르겠다(4.3)
*검사는 권력자의 부패와 기업의 비리를 단호하게 수사하고 있다.
그렇다(27.6), 그렇지 않다(67.9), 모르겠다(4.4)
*검사는 동료 검사 및 검사 출신 인사에 대한 수사를 공정하게 하고 있다.
그렇다(17.4), 그렇지 않다(77.1), 모르겠다(5.5)
<검찰에 대한 이미지는?>(단위:%)
권위적이다(87.3), 권력 지향이다(84.6), 유능하다(54.4), 정의롭다(33.2)
<검찰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진 사건>(단위:%)
검찰 고위 간부가 여성 검사를 성추행한 사건(67.1)
고발사주 의혹 당사자인 검사를 검사장으로 승진시킨 일(64.3)
검찰 특수활동비·업무추진비 부정사용 및 정보은폐 의혹(62.0)
<검찰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진 사건>(단위:%)
‘가평계곡 살인’ 사건의 보완 수사를 통해 관련자를 기소한 일(40.8)
박근혜·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게이트 수사(34.5)
형제복지원, 박종철 고문치사,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등에 대해 검찰총장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일(34.4)
<다음 진술에 동의하는가>(단위:%)
외부로부터 돈을 받는 ‘스폰서 검사’는 극소수일 뿐, 대다수의 검사는 청렴하다(42.3)
범죄를 수사하는 업무 특성상, 검찰이 쓰는 비용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36.0)
검찰은 국민의 세금을 투명하게 사용하고 있다(20.4)
<과거에 비해 검찰의 영향력이 세진 이유는?>(1순의 응답만, 단위:%)
검사 출신 대통령이 나왔기 때문에(44.6)
정치권이 정치로 풀어야 할 일을 검찰 수사에 맡기고 있기 때문에(19.8)
정치권이 각종 비리에 연루되는 일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13.1)
<검찰은 진보인가, 보수인가>(단위:%)
정치적 성향을 갖고 있지 않다(16.2)
정치적 성향을 갖고 있으며, 진보 쪽에 가깝다(12.0)
정치적 성향을 갖고 있으며, 보수 쪽에 가깝다(53.4)
<윤석열 정부에 대한 인식>(단위:%)
*윤석열 대통령의 등장으로 검찰에 대한 인식이 더 좋아졌다.
그렇다(19.9), 그렇지 않다(72.8)
*윤석열 정부 이후 검사 출신이 정부의 중요한 직책에 많이 진출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렇다(17.8), 그렇지 않다(72.7)
*윤석열 정부 이후 검찰은 정부와 여당에 대해서 공정하게 수사하고 있다.
그렇다(23.5), 그렇지 않다(66.6)
*윤석열 정부 이후 검찰은 야당과 시민단체 등에 대해서 공정하게 수사하고 있다.
그렇다(26.2), 그렇지 않다(64.0)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검사 출신 후보가 다수 출마하는 것에 대해 찬성한다>(단위:%) 그렇다(17.7), 그렇지 않다(69.8), 모르겠다(12.5)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검사 출신 후보가 나오면 지지할 것이다>(단위:%)
그렇다(18.0), 그렇지 않다(65.5), 모르겠다(16.5)
<경찰 vs 검사 : 누가 더 유능하게 수사하나>
경찰(13.2), 검찰(23.2), 둘이 비슷하다(어느 쪽도 아니다)(57.1), 모르겠다(6.5)
<경찰 vs 검찰 : 누가 더 공정하게 수사하나>
경찰(16.1), 검찰(19.5), 둘이 비슷하다(어느 쪽도 아니다)(58.0), 모르겠다(6.4)
여론이 진실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객관적·과학적으로 설계된 여론조사에는 일반인의 인식이 투명하게 비춰진다. 타인의 욕망을 욕망할 필요야 없겠지만, 타인의 생각을 생각해 참고하는 일이 전혀 무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글 첫머리 부분은 조국의 『디케의 눈물』에서 발췌한 한 문단이다. <시사IN>은 개인의 호불호가 영향을 미치는 걸 배제하기 위해 누구의 진술인지 밝히지 않고 물은 것이다.
*관심사인 ‘검찰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심층조사로 비춰준 <시사IN>에 정기구독자로서 고마움을 전합니다.
<작가/본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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