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6)현대미술에 비해 약한 장난 작품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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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6 21:48 | 최종 수정 2020.01.26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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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 6. 현대미술에 비해 약한 장난 작품
새해맞이 자가 삭발식을 했다.
전동 바리깡이 작동하면서 머리털이 툭툭 잘려져 떨어진다.
보고 있자니 기분이 좀 거시기하다.
그런데 방바닥에 떨어진 머리털을 보며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요즘 소락체 붓글씨 쓰는 재미를 느끼는 중인데 머리털로 붓글씨처럼 쓰고 싶었다.
작년엔 밤을 가지고 길(吉) 자를 쓴 적이 있었는데 올해엔 형(亨)자를 쓰고 싶었다.
손으로 만지작거리니 글자 모양이 잡혔다.
좀 징그럽긴 해도 이 글자의 뜻대로 만사형통(亨通)하기를 바랬다.
아마도 세계최초의 머리털 한자일 수 있는 이 작품은 기획창의의 소산인가?
아니면 우연창발에 의한 결과인가? 작품인가 장난인가?
그래도 요즘 도발적 기이한 괴팍한 현대미술에 비하면 약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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