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인문생태시 318 - 팻말자 역설

박기철 승인 2022.03.16 18:31 | 최종 수정 2022.03.18 20:38 의견 0

팻말자 역설

이 걸 보며 이발사 역설이 떠올랐다
마을에서 단 한 명의 이발사는 
스스로 면도하지 않는 사람한테만 면도하고
스스로 면도하는 사람한테는 면도하지 않는다 했다
그런데 다음 질문으로 역설적 모순이 발생한다
이발사는 스스로 면도하는가
이발사 스스로 면도한다면 그는 면도할 수 없다
스스로 면도하지 않는다면 그는 스스로 면도해야 한다

이발사 자신을 넣으면 역설이 발생하듯이
이 팻말을 산에 깐 사람을 넣어도 역설이 발생한다
스스로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하는 사람이
스스로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되고 만 것이다
팻말을 금방 회수하지 않는다면 쓰레기가 되고 만다 
산에서 쓰레기 주우면서 팻말을 놓을 수 있어도
팻말이 쓰레기 되는 모순을 극복하긴 힘들다 
心情은 충분히 알겠으나 事情은 냉정히 그렇겠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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