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충하는 두 원리를 어떻게 공준으로 삼을 생각을 했을까?!
아인슈타인은 새로운 시간·공간 개념에 대한 통찰을 얻은 이후 6주 만에 신들린 듯 논문을 작성해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이 「움직이는 물체의 전기역학에 관하여」입니다. 바로 물리학사의 기념비적 이론인 특수상대성이론인 것입니다.
이 논문은 놀랍게도 단 두 가지의 단순한 공준(postulate)으로부터 모든 결론을 이끌어냈습니다. 그것은 상대성의 원리(The principle of relativity)와 광속불변의 원리(The Constancy of speed of light)입니다.
놀랍게도 이들 두 개의 공준은 서로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던 양립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고, 20세기 초 물리학을 딜레마에 빠뜨렸습니다.
바로 그때 아인슈타인은 시간 개념에 대한 새로운 분석을 통해 이들 두 공준의 융합점을 찾고, 이를 토대로 불세출의 새 이론, 즉 특수상대성이론을 직조해낸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시간과 공간에 관한 물리적 개념을 해석해 본 결과 실제로 상대성 원리와 광속불변의 원리 사이에는 아무런 모순이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또 이들 두 법칙에 계통적으로 충실하면서도 논리적으로 튼튼한 이론에 도달할 수 있다는 사실도 분명해졌다.”
아인슈타인은 이론물리학자에게 있어 이론의 출발점이 되는 '원리'의 발견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원리'만 세운다면 나머지는 이를 수학적으로 연역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아인슈타인이 여기서 말하는 '원리'는 곧 이론의 기본 출발이 되는 공준이나 공리를 의미합니다.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의 두 기둥인 2대 공준을 어떻게 채용했을까요? 특수상대성이론의 2대 공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물리 법칙은 모든 관성계에서 동일하다(상대성의 원리).
진공에서의 빛의 속도는 모든 관성계에서 일정하다(광속불변의 원리).
아인슈타인은 갈릴레이의 상대성 원리가 실험과 관측에 의한 광속불변의 원리와 배치돼 둘 중 하나를 버려야 하는 상황에서 둘 모두를 원리(공준)로 채택했습니다.
그가 이들 원리를 과감하게 공준으로 채택한 것은 섬광과도 같은 직관과 통찰에 의존한 것이라기보다 그동안 과학계에 누적된 실험과 관측 사실들의 분석에 따른 결론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먼저 첫 번째 공준인 ‘상대성 원리’를 채택한 과정을 보겠습니다. 이는 아인슈타인이 1916년에 대중을 위해 직접 쓴 『상대성이론(Relativity-The Special and General Theory)』에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앞에서 설명한 대로 당시 물리학계는 빛이 상대성 원리를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상대성 원리나 광속불변의 원리 둘 중 어느 하나를 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 딜레마에 빠져 있었습니다.
많은 물리학자들은 이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선 상대성 원리를 버려야 한다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고전역학이 비록 완전하지는 않지만 천체의 운행을 놀라울 정도로 상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고전역학의 근간이 되는 상대성 원리의 타당성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애당초 상대성 원리가 타당하다는 주장을 지지해주는 두 가지 일반적인 사실이 있음을 직시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논리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첫째, 고전역학이 비록 물리현상 전반에 대해 완전한 이론의 기초를 제공해주지는 못하지만, 천체의 실제적인 운행에 대해서는 놀랍다고밖에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상세하게 설명해 줍니다. 따라서 고전역학이 상당한 정도의 ‘진리(truth)’를 내포하고 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고전역학의 기초가 된 상대성 원리는 역학 분야에 높은 정밀도로 적용되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이처럼 광범위한 일반성을 지닌 원리가 역학 분야에서는 높은 정밀도를 가지고 성립하면서도 다른 분야에서는 전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은 선험적으로(a priori) 있을 수 없습니다.
둘째, 만약 상대성 원리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면, 상호 간에 등속운동 하는 좌표계 K, K', K'' 등이 자연현상을 기술하는 데 있어 동등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만약 좌표계 K를 ‘절대적인 정지 계’라고 하면 K', K''는 관성계인데도 불구하고 단지 등속운동 한다는 이유로 K에서 성립하는 운동법칙을 만족시키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정지한 플랫폼의 좌표계에서 공의 운동이나 달리는 열차 내에서의 공의 운동은 같은 물리 법칙을 따릅니다. 따라서 좌표계의 운동이 상대성 원리를 성립하지 않게 한다는 것은 모순입니다. 즉, 역학체계에서는 상대성 원리가 성립한다고 보는 게 타당합니다.
또 만약 상대성 원리가 성립하지 않는다면, 지구 위에서 다른 시각에 꼭 같은 역학 실험을 해도 꼭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구는 태양을 공전하면서 약 초속 20km의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방향 변화 등의 가속효과는 무시한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 어디에서 실험을 했건 그 결과를 신뢰합니다. 즉 서로 다른 방향의 물리적 비등가성은 발견되지 않은 것입니다. 이 사실은 상대성 원리의 타당성을 지지해주는 아주 강력한 두 번째 논증이 되는 것이라고 아인슈타인은 판단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또 전자기파의 운동을 설명하는 맥스웰 방정식을 통해 상대성 원리의 타당성을 분명히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맥스웰 방정식은 일정한 속도로 상대운동을 하는 모든 관측자에게 빛은 일정한 속도로 달린다고 가르쳐줬기 때문입니다.
아인슈타인이 보기에 발전기의 원리도 상대성 원리의 타당성을 뒷받침해주었습니다. 코일 안에 자석을 넣었다 뺐다 하면 코일에 전류가 생성되는데, 이 과정은 코일과 자석의 상대적인 운동에만 의존할 뿐 이들 시스템이 공장바닥(정지계)에 있든, 아니면 움직이는 열차 안에 있든 상관없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어릴 때 아버지와 삼촌의 전기기구 공장에서 자석을 갖고 놀면서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제 아인슈타인이 광속불변의 원리를 공준으로 수용한 과정을 보겠습니다. 당시 로렌츠(Hendrik Antoon Lorentz)는 맥스웰의 전자기학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는데, 진공 중에서 빛(전자기파)의 속도가 일정한 것은 필연적이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그때쯤 이론뿐만 아니라 다양한 실험과 관측에서도 빛의 속도가 광원과 관측자에 관계없이 일정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이와 관련된 중요한 실험인 마이컬슨-몰리 실험(1887년) 결과를 아인슈타인이 사전에 알았느냐 하는 데는 논란이 있습니다. 특수상대성이론을 담은 논문 「움직이는 물체의 전기역학에 관하여」(1905년)에는 이에 관한 언급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1922년 일본에서 한 연설에서 마이컬슨-몰리 실험 결과(에테르 찾기 실패)가 특수상대성이론의 원리(광속불변의 원리)를 착상하는 첫걸음이 됐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또 1931년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열린 만찬에서 마이컬슨의 작업이 상대성이론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외에도 아인슈타인이 광속불변의 원리를 내세우는 데 영향을 준 실험적 증거는 또 있습니다. 1899년 아인슈타인이 그의 첫 부인인 밀리바에게 보낸 편지 내용을 살펴보면, 피조(Louis Fizeau)의 실험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아인슈타인은 네덜란드의 천문학자 빌렘 데 시테르(Willem de Sitter)가 빛의 전파속도는 그 빛을 방출하는 물체의 운동속도와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아인슈타인은 상대성 원리와 광속불변의 원리가 외견상 서로 상충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들에 관한 이론적 검토와 함께 명백한 관측 결과를 수용하여 이론의 핵심 기둥인 공준으로 채택했던 것입니다.
The Two Postulates – Einstein’s Relativity 6
How did Einstein adopt the two conflicting principles as postulates!
After gaining insight into the new concept of time and space, Einstein feverishly wrote and published a paper within six weeks. This thesis is "On the Electrodynamics of Moving Bodies(Zur Elektrodynamik bewegter Körper)". This is the special theory of relativity, a monumental theory in the history of physics.
This paper surprisingly draws all its conclusions from just two simple postulates. The two postulates are the principle of relativity and the constancy of speed of light.
Surprisingly these two postulates seemed to conflict and incompatible with each other and to put physics in a dilemma in the early 20th century
It was the very that time Einstein found the convergence of the two postulates through a new analysis of the concept of time, and based on this, weaved a new theory, the special theory of relativity.
Einstein said: “As a result of interpreting the physical concepts of time and space, it became clear that there is in fact no contradiction between the principle of relativity and the constancy of speed of light. It also became clear that it was possible to arrive at a logically robust theory that was systematically faithful to these two principles.”
Einstein emphasized that the discovery of 'principle', which is the starting point of a theory, is the most important for theoretical physicists. This is because if only the 'principle' is established, the rest can be deduced mathematically. The 'principle' that Einstein refers to here means postulates or axioms that are the basic premise of a theoretical system.
How did Einstein adopt the two postulates of special relativity? The two postulates of the special theory of relativity are:
The laws of physics are the same in all inertial frames of reference(The principle of relativity).
The speed of light in vacuum is constant in all inertial frames of reference(The Constancy of speed of light).
Einstein adopted both as principles (postulates) in a situation where Galileo's principle of relativity contradicted the constancy of speed of light by experiments and observations, and one of them had to be discarded.
It is reasonable to see that Einstein’s bold adoption of these principles as a postulate is a conclusion based on the analysis of experiments and observations accumulated in the scientific community so far, rather than relying on flash-like intuition and insight.
First, let's look at the process of adopting the first postulate, the 'principle of relativity'. This is well explained in Relativity-The Special and General Theory, which Einstein himself wrote for the public in 1916.
As explained above, the physics community at the time was in a dilemma where they had to abandon either the principle of relativity or the constancy of speed of light after confirming that light did not follow the principle of relativity.
Many physicists were vaguely thinking that in order to overcome this dilemma, the principle of relativity had to be abandoned. However, Einstein thought he should accept the validity of the principle of relativity, which is the basis of classical mechanics.
Einstein pointed out that there are two general facts that support the validity of the principle of relativity. Let's follow Einstein's logic.
First, although classical mechanics does not provide a complete theoretical basis for all physical phenomena, it explains the actual movement of celestial bodies in amazing detail. Therefore, we have no choice but to admit that classical mechanics contains a considerable amount of 'truth'. cccordingly, the principle of relativity, which is the basis of classical mechanics, must be applied with high precision to the field of mechanics.
In conclusion, it is impossible a priori that a principle with such a broad generality holds with high precision in the field of mechanics, but does not hold at all in other fields.
Second, if the principle of relativity does not hold, the coordinate system K, K', K'', etc.,. which move at constant speed with each other, will not be equivalent in describing natural phenomena. If the coordinate system K is an 'absolute stationary system', even though K' and K'' are inertial systems, they would not be able to satisfy the laws of motion that satisfied in K because they are only moving at constant speed.
But in reality it is not. The motion of a ball in the frame of reference on a stationary platform and in a moving train follow the same laws of physics. Therefore, it is contradictory to say that the motion of a coordinate system does not hold the principle of relativity. In other words, it is reasonable to assume that the principle of relativity holds in a mechanical system.
Also, if the principle of relativity does not hold, even if the same dynamics experiment is performed at different times on the earth, the same result will not be obtained. This is because the earth moves at a speed of about 20 km/s as it orbits the sun (ignoring acceleration effects such as changes in direction). But we trust the results no matter when or where we do the experiment. That is, physical inequalities in different directions are not found.
Einstein judged this to be a very strong second argument for the validity of the principle of relativity.
Einstein was also able to clearly recognize the validity of the principle of relativity through Maxwell's equations describing the motion of electromagnetic waves. This is because Maxwell's equations taught that light travels at a constant speed to all observers moving relative to a constant speed.
In Einstein's view, the dynamo principle also supported the validity of the principle of relativity. Moving a magnet in and out of a coil creates an electric current in the coil, a process that depends only on the relative motion of the coil and magnet, regardless of whether these systems are on a factory floor (stationary system) or inside a moving train.
Einstein had learned this as a child while playing with magnets in his father and uncle's electrical appliance factory.
Now let's look at how Einstein accepted the constancy of speed of light as a postulate. At the time, Hendrik Antoon Lorentz was conducting research on Maxwell's electromagnetism, and it was inevitable that the speed of light (electromagnetic waves) in a vacuum was constant. By then, Einstein knew, not only in theory but also in various experiments and observations, that the speed of light is constant regardless of the light source and the observer.
Michelson-Morley experiment(1887) is one of them. Einstein said in a speech in Japan in 1922 that the result of the Michelson-Morley experiment (failure to find the ether) was the first step in conceiving the principle of special relativity (the principle of invariant light speed). He also mentioned at a dinner held at the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 (USA) in 1931 that Michelson's work played an important role in the formation of the theory of relativity.
In addition to this, there is another experimental evidence that influenced Einstein to put forward the principle of invariant of light speed. Looking at the contents of Einstein's letter to his first wife Mileva Maric in 1899, we can see that Louis Fizeau's experiment had a decisive effect.
Einstein also knew that Dutch astronomer Willem de Sitter had proved that the speed of propagation of light is independent of the speed of motion of the object emitting it.
In the end, Although the principle of relativity and the constancy of speed of light seemed to contradict each other at first glance, Einstein accepted the obvious observation results along with theoretical examination of them and adopted them as the postulates, which are the key pillars of the theory.
<pinepines@injuryti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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