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계속해서
과학인사이드 이어갑니다.
과학스토리텔러
웹진 인저리타임
조송현 대표와 함께 합니다.
대표님,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01. 자, 이 시간에는
많은 이들의
지적 로망이죠.
상대성이론의 세계,
함께 탐험하고 있습니다.
상대론 오디세이~
오늘 네번째 시간인데요.
자, 지난주
빛과 헤르메스의 달리기 경주
이야기를 했어요.
헤르메스가
빛에 근접한 속도로
달린다고 해도..
헤르메스의 눈에 비친 빛이나
관중석의 우리가 보는 빛이나
빛의 속도는 초속 30만km로 동일하다..
상식밖의 결론으로
마무리를 지었는데..
자, 오늘은 그 이유를
좀 살펴보죠.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걸까요?
빛의 속도가 일정하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 네. 지난 시간에도 잠깐 말씀을 드렸는데요
'빛과 함께 달리면 빛은 어떻게 보일까?’
청소년기에 아인슈타인이 품었던
의문의 실마리를 대학생이 된
아인슈타인이 풀어내는데요.
그 과정을 오늘 좀 따라가봅니다.
취리히 공과대학에서
맥스웰의 전자기학을 공부한 아인슈타인,
그 핵심인 맥스웰 방정식을 풀어보는데요.
거기엔 정지한 전자기파(빛)라는 게
없었구요.
전자기파의 속도 역시
기준도 없는 상수(C)로 돼 있었습니다.
여기서
아인슈타인은 '빛의 속도를 기준도 없는 상수로
설정한 까닭이 뭘까? 이 상수의 의미는 뭘까?'
고민을 하게 된 것이죠.
02 그 고민의 결과가
바로 지난 시간 소개해주신
'빛과 헤르메스의 달리기 경주'에서처럼
빛의 속도는 일정하다..
관중이 보든,
뒤따라가는 헤르메스가 보든 꼭 같다..
바로 그 내용인가요?
> 바로 맞혔습니다.
1864년 맥스웰 방정식이 세상에 나온 이후
‘빛의 속도는 기준 없이 상수(일정)’라는 의미를
이렇게 해석한 인물은
아인슈타인이 최초였습니다.
03 그런데 빛의 속도가 상수라는 거..
당연히 빛의 속도가 일정하다는 얘기일텐데,
아인슈타인의 발상이 특별한 이유가 뭘까요?
'관찰자의 속도와 위치와 상관없이
빛의 속도가 일정하다'
바로 이 부분이겠죠?
> 좋은 지적입니다. 아인슈타인은 맥스웰 방정식을 통해
‘기준 없이 빛의 속도는 일정하다’는 내용을 본 뒤
빛의 속도에 관한 실험결과들을 살펴보았어요.
04 갈릴레이와 그 조수가
각각 등불 2개를 들고 산에 올라가서
빛이 오간 시간을 측정하려 했다는 일화가
기억이 납니다.
이후로 빛의 속도를 측정하려는
과학자들의 노력..
계속 이어지고
갈수록 정확도를 더하게 되는데..
자, 빛의 속도를 측정한 실험들,
어떤게 있었나요?
> 먼저, 네덜란드 천문학자 빌렘 데 시테르의 이중성(double stars)
빛 속도 관측 결과입니다.
이중성은 두 개의 태양 같은 별이
공통무게중심을 축으로 서로 도는 건데,
지구 쪽으로 다가올 때 방출하는 빛이나
후퇴할 때 내는 빛이나 그 속도가 꼭 같았어요.
이건 쉽게 말하면 빠른 무빙워크 위에서 쏜 레이저의 속도나
정지한 보도 위에서 쏜 레이저의 속도가 꼭 같더라는 겁니다.
현실적으로, 작동하는 무빙워크 위에서 걸어갈 때나
정지한 보도를 걸어갈 때나 대합실에 꼭 같이 도착한다는 얘기인데,
당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현상이었죠.
그리고 흐르는 액체 속을 지나는 빛의 속도 역시
기존 속도합산 정리에 들어맞지 않고
‘일정’하다는 이탈리아 물리학자 루이스 피조의 실험도 확인했어요.
05 빛과 헤르메스의 경주라는
사고실험 밖에서도
빛의 속도가 조건없이 일정하다는 결과를
계속 얻은 거네요.
> 그렇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주목한 또 다른 실험은
그 유명한 마이컬슨-몰리 실험이었어요.
이건 빛의 매질, 에테르(ether)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이었는데,
결국은 실패했죠.
그 실패를 두고 물리학계가 난감해 할 때
아인슈타인이 명쾌하게 결론을 내렸죠.
“에테르는 필요치 않다.
빛은 매질 없이도 일정한 속도로 전파한다”고 말이죠.
06 에테르라는 거, 저도 들어본 적이 있는데..
빛이 오로지 파동이라고 믿던 시절에
빛의 매질로 가정한 가상의 물질이죠?
> 맞습니다. 당시 물리학자들을 파동이 진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매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소리가 전달되기 위해서는 ‘공기’라는 매질이 필요하듯이요.
그런데 전자기파(빛)가 텅 빈 공간을
그냥 통과하는 걸 이해할 수 없었죠.
그래서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텅 빈 공간에 어떤 매질이 있을 거다,
하고 생각하고 그 매질로서
투명한 에테르를 소환해낸 것이죠.
에테르는 고대 그리스에서
고귀한 천상의 물질로 상정된 것이었지요.
07 네. 천상의 물질이었던 에테르가
물리학의 한 복판으로
소환이 됐는데..
이게
실재하는지, 확인하는 실험이
마이컬슨-몰리의 실험이었다..
이 말씀이예요.
결국 실험을 실패하고
에테르는 다시 신화 속으로 돌아가게
됐구요.
> 맞습니다. 원래 없는 걸 찾으려 했으니
실패한 게 당연하지요.
당시 속도가 빠른 전자기파의 매질이 되기 위한 물리적 요건은
‘밀도는 높은 데도 공기처럼 가볍고
투명하면서 온 우주에 충만한 물질’이어야 했어요.
또 빛의 속도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기에
에테르는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불가사의한 물질이었죠.
이런 에테르가 지구를 감싸고 있다면,
지구가 움직이기 때문에 ‘에테르 바람’
효과를 확인할 수 있겠다,
다시 말해 에테르가 빛의 매질이라면
빛이 지구가 진행하는 방향의 일정 거리를 왕복한 시간과
그에 직각 방향의 같은 거리를 왕복한 시간은 차이가 나야 한다.
그 시간 차이를 확인하면 이는 곧 에테르가 존재한다는 증거다.
이런 생각으로 실험을 계획하고 실행한 게
마이컬슨-몰리 실험인데,
아주 정교하게 실행했는데도
시간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던 겁니다.
08 당시만 해도 모든 물리학자들이
에테르는 반드시 존재한다,
존재해야 한다..
이렇게 믿었다구요?
그래서 마이컬슨-몰리 실험이
증거를 찾지 못하고
실패로 돌아갔을 때
상당히 당혹스러워했다고 하는데..
아인슈타인은 예외였어요.
'에테르는 없다!
빛은 에테르 없이도
일정한 속도로 전파한다!'
이렇게 공언을 했는데..
어떻게
혼자서 이런 결론을 내린 걸까요?
그 자신감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 그건 이론, 이를테면 맥스웰 방정식과 실험사실들,
빌헬름 데 시테르의 이중성 관측,
루이스 피조의 실험 등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수용한 것이죠.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이 아니라
이론적, 실험적 사실에 주목한 건데..
이게 아인슈타인이 위대한 물리학자로
성장한 기본 자질입니다.
-> 그리고 여기서 아인슈타인은
드디어‘광속불변의 원리’라는 과감한 가설을 세웁니다.
이를 물리적으로 표현하면
“모든 관성계에서 빛의 속도는 일정하다.” 가 됩니다.
관성계는 관성의 법칙이 성립하는 곳인데,
다음에 자세히 설명하기로 하고요,
아인슈타인은 ‘빛의 속도가 일정하다’가
무슨 뜻일까를 이론적, 실험적으로 검토한 뒤
이게 빛의 고유한 성질임을 파악하고
아예 원리로 삼아버립니다.
그는 나중에 이 원리를 특수상대성이론의 2대 공준(이론의 기둥) 중
하나로 채택합니다.
다음 시간엔 특수상대성이론의 또 다른 공준,
‘상대성 원리’를 채택하는 과정을 소개하겠습니다.
00 그러니까 '빛의 속도는 일정하다'
<빛과 헤르메스의 달리기 경주>의 결과가
그 유명한
특수상대성이론의 뼈대가 됐다는 말씀이네요.
얼떨결에 크게 한 발 훅 내딛은 느낌인데..
일단은 뭔가 깨달은 기분도 들고
기분이 좋습니다.
다음 주도 계속 이 느낌을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네요.
기대하고 기다리겠습니다~
지금까지 과학스토리텔러
조송현 대표였습니다.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pinepines@injuryti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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