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사회를 위한 건강한 공론장'을 기치로 2016년 10월 14일 창간한 인저리타임이 올해로 창간 7주년을 맞았습니다. 인저리타임은 그간 인문교양, 과학, 시사논평 중심의 웹진을 거쳐 현재 고품격 종합인터넷신문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본지는 시민의 건강한 공론장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나갈 것을 다짐하면서 부울경 지역 각계 인사 릴레이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부산도시공사는 도시계획, 도시개발, 도시재생 등 메트로폴리탄 부산의 주요 인프라 건설을 도맡고 있을 뿐 아니라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부산시 산하 핵심 공기업이다. 부산도시공사는 2021년 11월 도시계획 전문가인 김용학 사장이 취임하면서 센텀2지구 개발과 오시리아 관광단지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가 하면 가덕신공항과 2030엑스포 연계 개발 등 부산의 100년 기반이 될 인프라 조성에 들어가 주목받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2년간 스마트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개념의 '감성적 주거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하면 제2에코델타시티 개발사업 등 새로운 사업 발굴에도 적극 나서 부산도시공사를 확장적으로 발전시키며 경영 선순환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저리타임은 지난 18일로 취임 3년째를 맞은 김용학 사장의 그간 성과와 향후 계획 등을 서면 인터뷰 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
Q1. 김용학 사장님, 반갑습니다. 이번 달로 취임 3년차에 들어갑니다. 그간 소회를 들려주십시오.
▶김용학 사장 : 벌써 취임 3년차네요.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갑니다. 2021년 취임 후 바로 임대주택과 건설 사업 현장을 찾아 입주민, 직원들과 만나 소통의 자리를 가졌었습니다. 현장중심 경영으로 부산의 현안과 중요 사업들을 빠르게 해결해 나가겠다는 제 의지의 표명이기도 했죠.
지난 2년은 코로나19, 원자재 값 급등 등 유례없는 상황들 속에서 시민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고자 임직원이 함께 힘을 모아 부단히 노력해온 시간들 이었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5,700여 세대의 공공주택을 공급했고, 서부산청사 건립과 에코델타시티에 새로운 공공분양아파트를 짓는 4개의 신규사업 참여를 결정지었습니다. 센텀2 지구는 보상단계에 진입했고, 오시리아 관광단지도 완성형의 모습을 갖춰가는 등 추진사업들도 착착 진행 중입니다. 부산은 현재 가덕신공항과 2030엑스포 연계 개발 등 미래 100년의 기반이 될 인프라 조성을 앞둔 중요한 시기입니다. 남은 기간도 지역 개발의 중추적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해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부산이 동아시아 미래 허브도시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나갈 생각입니다.
내부적으로는 최근 불거진 임원 비위의혹과 관련해 대대적이고 강력한 경영쇄신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청렴, 조직·인사, 업무프로세스, 재무관리, 건설혁신 등 업무 전 분야에 걸쳐 관리시스템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이권카르텔 예방을 위해 이미 각종 위원회 개최 시 재난안전, 재무 분야 외에는 외부 위원만 구성하는 것으로 심사·평가 운영기준을 개정했고, 자체 건설혁신 방안 수립도 이미 마쳤습니다. 앞으로 조직 내부를 대대적으로 쇄신해 공직기강을 확립하고, 시민으로부터 받은 소임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Q2. 사장님은 그간 인천도시공사와 경기주택도시공사의 CEO를 역임하셨는데, 부산도시공사의 미션은 무엇인지, 특히 앞의 두 공사와 차별되는 부산도시공사만의 미션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김용학 사장 : 공사는 ‘창의적인 도시공간 조성으로 시민의 주거복지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다’는 미션 하에 전 임직원이 업무에 매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미션은 조직의 존재 목적과 사명을 나타내는 만큼 지역별 특색과 시기에 따라 조직이 창출해야 하는 가치에 맞춰 설계됩니다. 현재 미션은 시민을 중심에 두고 지역에 적합한 도시공간을 조성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공사의 궁극적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지난 7월부터는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고자 새롭게 경영전략을 수립 중에 있습니다. 향후 5년을 대상으로 한 중기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사업전략과 조직 등을 재편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부산만이 가지는 지역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해 부산이 나아갈 방향을 담은 미션과 비전을 담은 전략을 수립하고자 노력하고 있죠. 현재 직원 설문조사, 워크숍 등 의견수렴을 거치는 과정 중에 있고 내년 2월 중 확정하여 새로운 미션을 선포할 계획입니다.
Q3. 사장님은 취임 일성으로 ‘가성비 좋은 제품의 적기 공급’을 목표로 제시하면서도 ‘현장의 안전 최우선’이란 단서를 달았습니다. 사장님의 안전경영 추진현황을 소개해주십시오.
▶김용학 사장 : 중대재해처벌법 이 시행된 이후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기관의 책임도 강조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도시개발 사업에 몸담은 오랜 기간 생명과 안전이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이고 최우선적인 가치라고 생각하며 일해 왔습니다.
지금은 시대적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똑똑한 안전관리, 스마트한 안전관리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공사에서는 국내 최고 수준의 디지털 기반 안전관리 플랫폼을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본사와 사업장 간 실시간으로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죠. 부산 각지에 흩어진 사업장 정보가 본사로 실시간으로 제공되어 즉각적인 현장 관리, 통제가 가능합니다. 이와 함께 현장 관리자와 근로자를 위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함께 제공되어 관리자는 전용 앱을 이용해 현장 어디에서든지 손쉽게 상황 관리가 가능하고, 근로자는 긴급 상황 발생 시 앱을 통해 위험을 알리고 위치정보 등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기적인 소통은 사고 예방과 위급상황 시 신속한 대응에 탁월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좀 더 쉽고 친근감 있게 안전 메시지 등을 전달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그간 교육과 홍보물 제공 등으로 안전문화 확산에 나섰다면 이번에는 새롭게 사업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커피차를 운영해 따뜻한 음료와 함께 액스배너와 컵홀더를 활용해 신고, 제안제도 홍보와 함께 안전예방 수칙을 알렸죠. 그리고 안전골든벨 행사를 개최하여 더 쉽고 재미있게 안전에 대한 지식을 얻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딱딱한 정보전달 방식보다는 훨씬 더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행사를 통해 재미있게 안전 메시지를 전달하고 근로자와 공감할 기회를 넓혀나가고자 합니다.
Q4. 지난 1월 광주에서 발생한 아파트 붕괴사고는 안전사고를 넘어 재난으로 전 국민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 같은 건설 분야의 대형 사고를 예방하고 대응하는 부산도시공사의 방안은 무엇입니까?
▶김용학 사장 : 지난해 광주에서 발생한 아파트 붕괴사고뿐만 아니라 최근 무량판 구조 설계, 시공, 감리 등 총체적 부실로 인한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등으로 국민의 불안감이 상존해 있는 상황입니다. 공사가 준공하거나 시공 중인 단지는 전문기관 안전점검결과 이상이 없었지만, 건설업 전반 국민의 불신에 대한 해소에는 공사도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공사는 국민신뢰회복을 위해 자체 맞춤형 건설혁신 방안을 새롭게 수립했습니다. 관행적으로 이전 사례를 따라 추진하던 업무방식을 혁신하고 통제장치를 고도화하기 위해서죠. 지난 3일에는 수준 높은 혁신방안 마련을 위해, 분야별 전문가를 초청해 라운드 테이블을 개최하고 건설현장의 잦은 안전사고와 불공정 관행으로 실추된 건설 산업의 이미지를 회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체 건설혁신방안은 이권 카르텔 예방, 견실시공 기반 고도화, 상생 협력 체계 구축이라는 3개 부문별 8개 혁신분야 24개 실천과제를 담고 있습니다. 먼저 무량판 부실 문제로 불거진 건설카르텔 예방을 위해 한층 더 공정하고 엄격한 평가 기준을 마련해 전관예우 의혹을 사전에 차단합니다. 또한 건설단계별 촘촘한 점검시스템 구축과 현장 안전 고도화로 시공품질을 향상해 나가고, 민간협력형 건축·도시조성 기반을 구축하는 등 민간 협력과 외부 소통을 활성화하여 상생 협력체계도 꾸준히 구축해 갈 계획입니다.
Q5. 부산도시공사는 지난달 유엔 산하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가입해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ESG경영 의지를 재천명했는데요, 사장님의 ESG경영에 대한 철학과 사례를 소개해주십시오.
▶김용학 사장 : 우리 공사는 지역 공간 개발에 앞장서는 공기업이지만, 개발의 초점은 시민은 물론 환경, 구성원, 이해관계자까지 ‘더 나은 모두의 삶’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익 극대화가 아닌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 창출을 기업의 목적으로 하는 최근의 ESG경영과 뜻을 같이 하고 있죠.
그간 기존에 독립적으로 추진해 오던 ESG 관련 단위전략들을 평가하고 통합·연계하여 체계화하는 과정들을 거쳤습니다. 지난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국제표준인 ISO26000진단을 실시해 최고등급에 해당하는 4단계를 획득했습니다. 진단결과를 바탕으로 자체 ESG경영전략을 수립하고 금년도 실행을 위한 ESG경영 종합 추진계획을 세워 적극적으로 이행해 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수준의 ESG 경영을 추진하고자 UNGC(UN Global Compact, 유엔글로벌콤팩트)에 가입했습니다. UNGC는 UN 산하 세계 최대 자발적 기업시민 이니셔티브(자율협약)로 사회적 책임 이행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죠. 이번 가입으로 회원사간 네트워크 체계를 구축하고 정보를 공유해 글로벌 ESG 트렌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자 합니다.
환경(E) 분야에서는 친환경 도시공간 조성을 위한 녹조 저감 AI수질정화 로봇 도입, 신규 공공주택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 의무화 등을 추진 중입니다. 사회(S) 분야에서는 사람 중심의 사회적 책임 가치경영 실현을 목표로 전국 최초로 주거복지서비스 지수를 개발했고 부산사회적경제기금 및 지역문제해결플랫폼 등에 참여하고 있죠. 지배구조(G) 분야에서는 경영자문위원회 내 ESG 분야를 추가하고 공공건설분야 제도개선위원회, 공공건축심의위원회도 신설하는 등 의사 결정 구조의 투명성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Q6. 부산도시공사는 사장님께서 평소 강조하신 ‘감성적 주거복지’ ‘스마트 주거복지’ 등에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대한민국 주거복지 문화대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부산도시공사가 중점을 두고 펼치는 감성적 주거복지, 스마트 주거복지의 주요 사업을 소개해주십시오.
▶김용학 사장 : 2015년 주거기본법 제정으로 우리나라의 주거정책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 했습니다. 기존의 주택 양적공급 중심 정책이 주거복지의 향상을 중심으로 변화한 것입니다. 주택이 물리적 공간을 의미한다면, 주거는 생활을 영위하는 공간으로의 개념으로 사용됩니다.
공사는 변화의 흐름 속에서 경제적 복지를 넘어 정서적 만족감까지 제공하는 ‘감성적 주거복지’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다소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겠으나, 이는 말 그대로 거주의 공간과 더불어 입주민의 실질적 행복에 기여하고 정서적 가치를 충족시키기 위한 생활중심 주거복지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것을 뜻합니다.
작년에는 우리 공사는 BMC 주거복지서비스 지수를 개발하고 공사가 제공하는 주거복지 서비스 상태를 계량적으로 측정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활용해 올해 입주민 대상 주거복지서비스를 우선 선정했는데요, 공사가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해 온 사업에는 정보 소외계층을 위한 스마트폰 교실, 스마트폰 앱을 활용 고독사 예방 사업, AI스피커를 활용한 스마트주거안전시스템,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공유텃밭 프로그램, 주거 취약계층의 생활환경 개선을 돕는 BMC홈닥터, 경로식당의 무료급식을 지원하는 사랑의 쌀 나누기 사업 등이 있습니다. 총 33개 단위사업에 약 7억 4천만원의 예산을 투입 중이죠.
공사에서 관리 중인 공공임대아파트의 경우 공동주택의 형태로 단지 내 이웃과의 관계도 생활의 질과 직결됩니다. 입주민 쉼터이자 주민공동체 교류공간이 되는 ‘카페쉼표’는 우리공사 대표 감성적 주거복시 사업입니다. 반송지구(1호점), 덕천2지구(2호점), 동삼1지구(3호점)에 이어 동삼2지구(4호점)까지 개소한 카페쉼표’는 입주민과 지역주민의 소통과 휴식의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Q7. 사장님께서는 스마트시티에 천착해오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일반 시민에게는 스마트시티가 금방 다가오지 않는데, 스마트시티의 개념을 간단히 설명해주시고 부산을 스마트시티로 만드는 데 있어 최우선 과제는 무엇이라고 판단하십니까?
▶김용학 사장 : 46년이 넘는 시간동안 국토와 도시에 관련된 분야에서 일하면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좀 더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고민해 왔습니다. 기술발달에 따른 도시의 진화를 보면서 그 가능성을 스마트시티에서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미치게 됐습니다. 관심이 많아지면서 여러 실무 경험과 강의를 진행하다 보니 그간의 노하우로 스마트시티 관련 책도 2권 발간하게 됐죠.
스마트시티란 도시에서 벌어지는 모든 현상과 움직임, 시민들의 행동을 데이터화해서 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하고 생활의 질과 행복,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맞춤형 예측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정의 내릴 수 있습니다. 즉,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해 공급자와 관리자가 아닌 사용자인 시민을 중심으로 설계·운영·관리하는 미래형 도시를 의미하죠.
특히 스마트시티는 기존 도시 인프라에 ICT 기술을 접목해 교통난, 주택난, 에너지 수급과 같은 도시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부산을 스마트 시티로 만드는 첫걸음으로 에코델타 스마트시티의 성공적 정착이 필요합니다. 에코델타시티 내 약 84만평 정도의 세물머리지구는 국내에서 단 두 곳뿐인 국가 주도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로 지난 2018년 세종시와 함께 선정됐습니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편리한 생활 인프라를 갖춘 신도시로 조성되어 부산이 꿈꾸는 그린스마트형 도시를 현실화하는 최초의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스마트 기술과 관련하여 풍부한 경험과 최고의 역량을 보유한 민간참여사(LG CNS, 헬로비전 등)와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통하여 스마트 에너지, 스마트 교통, 디지털 트윈, 스마트 헬스케어 등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스마트서비스와 기술을 적용할 계획 입니다.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는 스마트 특화단지로 미래의 생활과 첨단기술을 미리 경험하고 발전시키는 실증공간이 되어 부산형 스마트시티 구현의 시발점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Q8. 그간 보람을 느낀 일과 아쉬움을 느낀 일 등 사례 하나씩 소개해주십시오.
▶김용학 사장 : 내부에 집단지성의 가치를 안착시킨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자율주행 자동차처럼 완벽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공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CEO의 지시가 아닌 임직원 모두가 리더의 마음으로 토론하고 논의하며 함께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구성원 모두 전문분야를 깊게 공부할 수 있도록 사내 연구동아리인 러닝피플 제도를 신설하고, 조찬모임인 스마트BOOK모닝을 운영하며 국내 저명한 인사를 초청해 스마트시티 조성을 위한 기술 습득과 토의를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업무 추진 시 토론의 장을 마련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 되었죠. 분야별 외부 전문가나 지역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라운드테이블이나 위원회를 개최해 각종 사업 계획과 추진 과정이 집단지성을 토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쉽다기보다는 장기적인 과제로 생각하고 추진해 나가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노후공공임대주택 개선방향에 관한 사항인데요, 공사에서 운영 중인 임대아파트 중 준공한 지 3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들이 있습니다. 노후화가 진행됨에 따라 유지보수 할 부분이 많아져 수선유지비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세대별 그린리모델링 등도 진행 중이나 근본적인 대책이라기에는 아직 부족한 실정입니다. 관련 주제로 올해 3월 전문가 포럼을 진행했고, 11월 중 2차 포럼을 준비 중입니다.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 노후화된 임대주택의 개선방안을 찾고 입주민들의 건강하고 쾌적한 삶의 질을 위한 주거복지 정책의 발판으로 활용하고자 합니다.
Q9. 향후 부산도시공사 사장으로서 꼭 이루고 싶은 일은 무엇입니까?
▶김용학 사장 :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지역경제의 중심지로 조성하는 것입니다. 센텀2지구는 제조업이 쇠퇴하고, 서비스업이 주를 이루는 지역의 산업구조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재편하고 도시융합특구의 혜택을 바탕으로 정보통신기술 등 미래산업 중심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지난 2021년 도심융합특구로 지정된 후, 올해 6월 특별법이 통과되면서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되었습니다.
저의 최종목표는 센텀2지구를 부울경의 판교, 아니 판교를 뛰어넘는 남부권 최대 경제 중심지로 만드는 것입니다. 판교신도시는 게임, IT 등 1300여 개의 기업과 대규모 주거단지가 함께 밀집해 도심융합의 대표적인 성공모델입니다. 센텀2 지구가 완성되면 부산의 심장으로 지역경제가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교두보가 되어 줄 것입니다. 공사는 최근 벤치마킹을 위해 실제 경기주택도시공사 관련 업무 담당자를 초청해 잘된 점과 개선할 점을 분석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저도 판교 테크노밸리 조성사업을 진두지휘한 경험을 이번 사업에 충분히 반영해 나갈 것입니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부산이라는 지리적 권역을 넘어 해외사업 발굴과 지역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에도 기여하고 싶습니다. 공사는 새정부 혁신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인도, 영국, 필리핀, 네덜란드 등과 업무교류를 통해 공사와 민간기업의 해외진출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그 첫 번째 성과가 지난달 인도 푸네광역도시개발청과의 맺은 상호협력 MOU입니다. 인도시장 진출을 위해 작년 12월에 직접 뭄바이를 방문해 뭄바이광역지역개발청 스리니바스 청장 및 인도과학기술원 원장인 라젠드라 박사, 인도 대기업 TVS그룹의 총수인 베누 스리니바산 회장 등을 면담했습니다. 지난 7월에는 인도과학 기술원장 라젠드라 박사가 부산을 방문하면서 푸네광역도시개발청과의 협력을 구체화했죠. 이번 MOU를 통해 양사는 향후 각종 정책과 정보교환은 물론 인적 교류까지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푸네광역도시개발청을 부산으로 초청해 공사 현장을 소개하고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확정하려고 합니다.
Q10. 사장님의 인생철학은 무엇입니까?
▶김용학 사장 : ‘기회는 가장 힘든 일로 위장해 찾아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 저는 누가 알든 모르든 남들보다 2배 이상의 많은 일을 하려고 노력했고, 남들이 기피하고 어려운 일을 자원해 왔습니다. 기회는 결코 함부로 오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좋아하는 일에 전력을 다하고 매진하며 결과를 얻다 보니 꿈을 실현하려면 수고와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진리를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이 조금만 어렵다 싶으면 힘들다는 이유로, '처음부터 잘못된 것 일이야'라고 자책하며 도전을 피해 가더군요. 매사에 함부로 비관하지 않고 묵묵하게 자신을 길을 걸어가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아직 기회는 많고 우리에게는 충분히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 김용학 사장 약력
부산도시공사 김용학 사장은 도시공학박사로 도시계획과 스마트시티 전문가이다. 한국토지공사에서 상임이사(택지사업본부장)로서 분당, 일산, 평촌 등 1기 신도시 준공과 판교, 동탄 등 2기 신도시 기획 등 정부의 주요 정책업무를 수행했다. 또 인천도시공사 및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과 법무법인 한결의 고문 등을 역임했으며, SH공사 경영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스마트시티 연구에 집중해 왔다. 저서와 다수의 논문을 집필했으며, 수자원보호 개인대상(1992, 물의 날 기념), 율곡대상(2018 공공기관 경영부문) 등이 있다. 2020년 도시계획 명예의 전당(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에 헌액되기도 했다. 최근 저서로는 『스마트시티 세계』(기문당, 2020), 공동저서인 『남아시아의 스마트시티 구조와 방향』(진인진, 202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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