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에게 힘이 되는 시의회'를 기치로 지난 2022년 7월 개원한 제9대 부산시의회. 그간 민생프로그램을 가동해 민생을 챙기는가 하면 시민안전특별위원회를 구성, 시민생활 전반의 안전을 점검하기도 했다. 견제·감시 넘어 정책의회의 면모를 보여주면서 시민의 기대와 신뢰를 한몸에 받고 있다. 그 중심에 안성민 의장이 있다. 안 의장은 합리적이면서도 원칙에 충실한 의회운영으로 부산시의회의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8일 부산시의회 의장 접견실 안 의장을 만나 새해 핵심추진 사업 등에 관해 인터뷰했다.
Q1. 의장님 반갑습니다. 인저리타임 창간 7주년 기념 릴레이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9대 부산시의회가 개원한 지 벌써 1년 6개월이 지났습니다. 그간 부산시의회와 의장님이 거둔 주요 성과를 소개해주십시오. 아울러 아쉬운 점은 어떤 게 있습니까?
▶안성민 의장 : 시민의 대표기관으로 우리 의회가 거둔 가장 큰 성과는 ‘민생 챙기기’를 꼽고 싶습니다. 우리 제9대 의회가 개원과 동시에 첫째로 내세운 화두가 바로 민생이었습니다. 민생경제대책특별위원회를 운영하고 시의회 최초로 청년·취약계층 등을 위한 자체 민생경제 프로그램을 가동했습니다. 부산시의회가 전국 최초로 제정한 ‘전세사기피해 대응 패키지 조례’는 전국 지방의회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또 시민안전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원전·식수·교통·개발사업현장 등 시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시민생활 전반의 안전을 점검했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 의회는 최초로 의회아카데미를 개최하고 소통 캐릭터를 개발하는 등 시민과의 소통을 확대했다는 점도 성과로 언급하고 싶습니다.
우리 의회는 또 가덕도신공항 적기 개항, 산업은행 본사 이전, 통합LCC 본사 유치, 지역소멸 대응 등 시급한 현안 해결에 적극 나섰습니다. 특히 LA시의회 173년 역사 최초로 국외 지방의회와의 협약을 이끌어내는 등 해외 도시와의 우호 친선교류를 확대해 부산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의회의 외교역량을 강화한 점도 그간 이룬 성과라고 자평합니다.
제9대 의회가 거둔 내부적인 성과로는 ‘일 잘하는 의회’로 가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을 들고 싶습니다. 의원 발의 조례, 정책연구과제, 전국 최초 조례 등 정량적 성과도 대폭 증가했고 정책지원담당관 신설, 기획·입법 기능 보강 등 조직 개편으로 의회 경쟁력을 강화했습니다. 또 우리 의회는 교육청 예산 임의집행에 관한 특별위원회를 구성, 시 산하 10개 공공기관 인사청문회 의무 실시 등 부산시와 교육청에 대한 감시·견제를 충실히 이행했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2030엑스포 유치 꿈의 좌절을 들지 않을 수 없네요. 수치 상으로 투표결과에 아쉬움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유치전을 통해 우리가 얻은 것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부산이라는 브랜드를 글로벌 무대에 알린 것, 그리고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가시권에 가져온 것은 2030부산엑스포 유치전을 통해 얻은 엄청난 성과라는 데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이젠 유치전을 통해 얻은 경험과 자산을 부산발전의 미래전략으로 승화시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2. 의장님께서는 배려와 존중이라는 시의회 운영 원칙을 선포하셨습니다. 제9대 부산시의회의 운영을 자평해주십시오.
▶안성민 의장 : 2022년 7월 5일 개원 당시, 배려와 존중의 의회가 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다선은 초선을 배려하고 초선은 다선을 존중하며, 나아가 다수당은 소수당을 배려하고 소수당은 다수당을 존중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겁니다. 시와 의회의 관계도 서로 배려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했습니다.
모두가 부산발전을 이야기하지만 그동안 지속적인 동력을 갖지 못했던 것은 정치적 입장·당리당략을 뛰어넘는 진정한 화합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배려하고 존중한다면 합의의 폭을 넓혀갈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고 최다선인 저부터 솔선하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의장의 이 같은 소신에 의원님들께서 적극 동의하고 동참해 주신 덕분에 역대 가장 화합적인 의장단 선출과 원 구성을 이룰 수 있었고 최단 기간에 현안 관련 특별위원회를 발족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도 다선 의원님들은 배려하고, 초선 의원님들은 존중하는 분위기 속에서 의원님들 모두 열심히 의정활동에 매진해주고 계시고 그 결과 역량·열정 모든 면에서 역대 최강 의회라는 평가 듣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Q3. 부산시의회는 자체 민생경제 회생 프로그램을 마련해 주목받았는데 내년에 추진할 서민경제 지원 방안은 무엇입니까? 이외 2024년도 핵심(중점) 추진사업은 무엇입니까?
▶안성민 의장 : 민생경제 회복이 9대 시의회의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노력해왔고, 2024년에도 고금리, 고물가에 지친 민생을 회복하기 위해 총력 다할 것입니다. 민생은 시와 때를 가리지 않고 늘 챙겨야 할 사안이거든요. 민생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자영업, 소상공인 등 시민과의 소통을 확대하고 정책과 예산이 시민의 버팀목이 되도록 부산시를 견인할 계획입니다.
고물가 시대, 시민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시 소관 6개 공공요금을 강도 높게 관리하고 전국 최초 제정으로 주목받았던 전세사기피해 예방 패키지 6개 조례를 적극 활용해 청년세대를 비롯한 시민의 주거안정 뒷받침할 것입니다. 긴급한 경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지역 금융권과 협의해 소상공인·청년·취약계층 대상 저금리 대환대출 지원프로그램 운영을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우리 의회의 2024년도 중점 추진 사업으로는 우선 부산·울산·경남의회연합회 출범을 들고 싶습니다. 부울경의회연합회를 통해 부산이 주도하고 동남권이 함께 뛰는 본격 지방시대를 개막하려고 합니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낙동강 먹는 물 공급체계 구축 등 현안 해결에 박차를 가하고 광역사업 추진 등 상생도약 동력을 확보할 것입니다. 또 지역 거점 항공사 육성을 위해 에어부산 분리 매각을 조속히 성사시키고 20년 이상 단절된 부산-광주 하늘길도 복원해 남부권 교류·발전의 단초를 마련하려고 합니다.
우리 의회는 견제·감시를 넘어 정책의회 역할에도 충실할 것입니다. 원도심 낙후, 저출생, 청년 인구 유출 등 시급한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 제시할 것입니다. 또 지난해 부산시의회가 전국 최초 발의한 '끼인세대'(35~55세) 지원 조례 시행을 발판 삼아 2024년 새해엔 시민 세대별 맞춤형 정책 발굴에 적극 나설 것입니다.
끝으로, 대륙별 항만·물류 거점 도시와 교류를 계속 추진해 부산의 도시외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시의회 차원의 노력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Q4.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이 명실상부하게 제 기능을 하도록 부산시의회가 계획하고 있는 역할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안성민 의장 :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이 출범(‘23.7.12)했지만 정부의 재정지원 부족, 사업비 조달 어려움 등 수많은 난관이 산재해 이를 돌파할 가장 강력한 힘인 지역민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게 최대 관건입니다. 이에 지역민을 대표하는 부·울·경 시·도의회가 하나의 팀이 되는, 앞에서 말씀 드린, 부산·울산·경남의회연합회 출범을 성사시켜 행정구역의 한계를 뛰어넘는 강한 연대 이끌어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부울경의회연합회는 그린벨트 해제 같은 3개 시도의 공통현안에 대해 실질적인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봅니다. 3개 시도 의장 간에는 공감대가 이미 형성돼 있는 만큼 새해엔 연합회를 구체화하고 동남권 전체의 발전을 위해 본격 역할을 해나갈 수 있도록 부산시의회가 앞장설 계획입니다.
Q5. 2030세계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한 부산시민의 실망이 큽니다. 부산시가 그간 정책적 역량을 지나치게 엑스포에만 집중했다는 지적도 있었는데요. 부산시정 방향에 대한 의장님의 평가를 듣고 싶습니다.
▶안성민 의장 : 엑스포 유치가 실패에 대한 실망 컸지만 부산이 크게 성장하고 미래를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성과가 컸다고 평가되고 이에 대해 시민여러분의 공감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실패 원인 분석, 부산이 주도하는 외교 네트워크 구축 방안 마련 등 후속조치를 발빠르게 추진해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부산의 외교적 자산으로 만들어 나간다면 시민께서도 실망보다는 희망을 더 크게 가지실 거라고 믿습니다.
엑스포에 집중하느라 시정을 챙기는 데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 7월 박형준 시정 출범 1주년 즈음해서 시민단체와 언론이“대규모 역점사업에 행정력이 집중된 탓에 민생현안 대응에 미흡했고 시민 소통도 부족했다”는 평가를 내린 바 있고 우리 의회도 공감하는 바가 있어 당시 임시회 개회사를 통해 선제적으로 분발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부산시는 그간 지방정부의 한계를 안고 2030세계박람회 유치 교섭 활동을 하면서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행정역량 또한 크게 강화시켰다고 평가합니다. 시는 이를 밑거름 삼아 앞으로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 정책을 힘차게 추진해나갈 것으로 봅니다. 2030세계박람회 유치 실패에 대한 원인 분석과는 별개로 지금은 수고 많았다고 격려해주고 싶습니다.
Q6. 부산시의회 제9대 의장 임기 안에 꼭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안성민 의장 : 올해로 지방의회의 부활 33년을 맞아 ‘일 잘하는 의회’에 대한 시민의 기대감이 큽니다. 2022년 1월 개정된 지방자치법 시행으로 지방의회의 인사 자율성이 확보됨에 따라 시의회 소속 공무원의 전문성이 높아지고, 집행기관에 대한 지방의회의 견제·감시 기능이 강화되었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직구성권과 예산편성권을 갖지 못해 진정한 의미의 인사독립이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고 ‘일 잘하는 의회’로 가기 위한 시의회 경쟁력 강화도 갈 길이 먼 상황임입니다.
지방의회가 집행기관과 상호 동등한 균형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자치조직권과 예산편성권을 명문화한 '지방의회법'이 제정돼야 하고 아울러 의원 1인 1보좌관제도 시행돼야 합니다.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국정목표로 제시한 윤석열 정부에서 그 발판이 마련되기를 기대하고 전국 광역의회가 연대해 노력해나갈 것입니다.
Q7. 의장님의 정치 철학(정치적 소신)을 소개해주십시오.
▶안성민 의장 : 예의염치(禮義廉恥)입니다. 예절과 의리와 청렴과 부끄러움을 아는 태도를 말합니다. 이건 춘추전국시대 명재상이었던 관중이 국가를 유지하기 위한 네 가지 벼리로써 강조했던 것으로 아는데, 우리 선조들도 생활규범 혹은 덕목으로 중요시해왔죠. 정치인들이 예의염치만 제대로 차리면 백성이 평안하고 나라도 잘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나라 안팎이 시끄러운 것은 정치인들이 예의염치를 잃어버렸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예의염치를 잃은 정치인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는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한 일이죠. 이는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백성의 신뢰’를 들었던 공자의 정치사상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죠. 정치는 사람을 살게 하는 일이기 때문에 정치인은 그 마음에 언제나 사람에 대한 사랑을 품고 살아야 하고, 그러니 사람의 마음, 즉 신뢰를 얻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Q8. 의장님의 인생 철학(인생관)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안성민 의장 : 제가 한 글자로 된 단어 중 제일 좋아하는 것은 ‘삶’입니다. 이 단어에는 살다 보면 역경을 만나고 죽고 싶을 때도 있지만 어차피 살아가야 하는 것이 인간의 숙명이라는 뜻이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어차피 사는 것, 당당하게 살아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환경 탓, 남 탓 하지 말고 자신의 인생을 당당하게 살아가자는 게 저의 인생관입니다.
Q9. 취미는 무엇입니까? 건강유지 활동으로 무엇을 하십니까?
▶안성민 의장 : 여행하는 것을 즐기고, 역사책 읽기를 좋아합니다. 의장이 되고부터 운동할 시간이 많이 나지 않는데, 걷기는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틈이 나면 영도 해안가를 산책합니다.
의회로 찾아오시는 시민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을 만나 뵙고 소통하며 에너지를 주고받은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Q10. 끝으로 부산시민께 인사 말씀 해주십시오.
▶안성민 의장 : 현안에 몰두하다 보니 느끼지 못하는 사이 어느새 1년 반이 훌쩍 지났네요. 제9대 의회 출범 당시, 의회 내부적으로는 흐트러지고 무너진 운영 전반을 정상화하고 원칙을 지켜 의회의 위상을 확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부산시민께서 성원해 주신 덕분에 △시의회는 운영 정상화를 넘어 ‘일 잘하는 의회’를 향해 착실히 전진하고 있고 △민생경제 회복도 부족하지만 어느 정도 기반을 확충했다고 평가하고 △가덕도신공항 적기 개항, 북항재개발, 산업은행 본사 이전 등 현안 추진과 함께 부산은 미래를 향해 한 발, 한 발 미래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열심히 달려왔지만 아직 할 일이 많다는 생각에 조급함을 느끼는 것도 사실입니다. ‘함께 가는 한 걸음’이 귀하고 소중하다는 마음으로 계속 부산시민 여러분과 함께 목표를 향해 계속 달려가겠습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도, 애정을 갖고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안성민 의장 약력
▷1960년 생 ▷부산대학교 법학과 졸업 ▷대한민국 국회 비서관/보좌관 ▷한나라당 부산시당 부대변인 ▷제4,5,6대 부산광역시의회 의원(영도구1) ▷제5대 부산광역시의회 전반기 운영위원장 ▷한나라당 상임전국위원 ▷자유한국당 중·영도구 당협위원장 ▷제6대 부산광역시의회 한나라당 원내대표 ▷현 한국장애인경제인협회 고문 ▷현 제9대 부산광역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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