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이면서 동시에 액체인 '초이온 얼음(superionic ice)' 개발
고체이면서 동시에 액체인 '초이온 얼음(superionic ice)' 개발
조송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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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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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온 얼음의 결정 구조. 규칙적으로 배열된 산소 원자들(초록색) 사이로 수소 이온(보라색)이 흘러다닌다. 출처: Hamel/M. Millot/J.Wickboldt/LLNL/NIF
미국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 연구소(LLNL) 연구팀이 고체이면서 동시에 액체인 ‘초이온 얼음(superionic ice)’을 최초로 개발했다고 과학기술 전문 매체 사이언스 얼러트와 뉴사이언티스트가 저널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를 인용해 6일 보도했다.
초이온 얼음은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물 혹은 얼음으로, 고체이면서 동시에 액체이다. 초이온 얼음(물)의 개념은 이미 수십 년 전에 등장했는데, 천왕성과 해왕성의 맨틀 내부에 존재할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그 존재가 실험적으로 증명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고압형 얼음과 고출력 레이저 펄스를 이용해 초이온 물(얼음)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지구의 자연 상태에서 존재하지 않는 고온과 고압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초이온 물(얼음)의 분자(H₂O)는 여느 물과 다름없이 수소 원자 2개와 산소 원자 1개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초이온 얼음은 보통 물에 비해 수소, 산소 원자 간의 결합 상태가 다르다. 산소 원자들은 고체 결정 구조인데 반해, 수소 원자핵 혹은 수소 이온은 움직이는 유체다. 그래서 이들 수소 이온들이 규칙적인 결정 구조를 이루고 있는 산소 원자들 사이를 흘러다닌다. 그래서 초이온 얼음은 고체이면서 동시에 액체인 것이다.
연구팀의 물리학자 마리우스 밀롯 박사는 “초이온 얼음은 정말 신비한 상태의 물질”이라면서 다음과 같이 실험을 간단히 소개했다.
우선 대기압의 100만 배에 해당하는 고압을 물에 가해 특수한 얼음인 ‘제7형 얼음(Ice VII)’을 만든다. 이것은 상온에서 고체다. 그런 다음 이 제7형 얼음에 레이저 충격파를 100억~200억 분의 1초 동안 쏜다.
연구팀의 ‘초이온 얼음’ 성과는 매우 큰 학술적, 공학적 의미를 갖는다. 초고온, 초고압 상태에서 분자들의 행동을 확인한 것은 학술적 성과라 할 것이다. 나아가 이를 이용해 특정 특성을 갖는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신소재 공학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Journal reference:
Nature Physics,
DOI: 10.1038/s41567-017-00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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