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건물 지붕에 설치된 열 공진기 기상 관측소. 열 공진기가 온도 변동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해 기상 관측기기를 가동한다. 출처 MIT(Credit: Justin Raymond)
햇빛도, 배터리도, 바람도 필요없다. 다만 온도가 변하는 공기만 있으면 된다. 그야말로 ‘꿈의 전기’를 생산하는 방법이 열린 것이다.
미국 MIT 연구팀이 공기 중에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열 공진기(thermal resonator)를 최초로 개발했다고 과학전문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의 블로그 사이언스 얼러트(Science alert)가 27일 보도했다.
연구팀의 일원인 마이클 스트라노(Michael Strano)는 “우리가 개발한 것은 기본적으로 무(無)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개념”이라며 “우리는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열 공진기를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연구논문은 과학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되었다.
우리를 둘러싼 공기(대기)의 온도는 항상 변한다. MIT 연구팀은 이에 착안해 공기의 온도 변동을 전기로 변환하는 기계를 개발했다.
공기 중에서 전기 에너지를 만드는 핵심 부품이 바로 열 공진기다. 이것은 한 쪽으로 열을 빨아들여 다른 쪽으로 방출한다. 양쪽이 평형에 도달할 때, 열전기 과정을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발전 원리는 열전기와 같은 셈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열 공진기는 밤과 낮처럼 자연스러운 온도 변화를 이용하여 원격 센서나 오프-그리드 장치에 수년 동안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마이클 스트라노는 “우리는 특정 주기로 온도가 변하는 공기에 둘러싸여 있다”면서 “이것이야말로 아직 개발되지 않은 무한한 에너지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온도 변화를 통한 발전은 피로전기(pyroelectrics, 열전기) 등 지금까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시도되었는데, 이번 MIT의 새로운 기술은 효율 면에서 단연 으뜸이다.
연구팀이 정말로 진전을 보인 곳은 열 공진기에 사용된 재료의 조합들이다. 금속 발포체, 그래핀, 옥타데칸이라고 불리는 특수 왁스가 그것인데, 옥타데칸은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고체에서 액체로 변한다.
열 공진기(thermal resonator). 출처: MIT
이들 특수 재료는 열 공진기가 적정 수준의 열 흡수율을 갖게 해준다. 열 흡수율은 열 전도와 열 용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열 전도율이 높은 물질은 열 용량은 낮은 게 보통이다.
밤과 낮 사이의 온도차가 10도C인 경우, 재료의 작은 샘플 하나가 350millivolt의 전압과 1.3milliwatt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것은 작은 센서나 통신장비를 가동시키에 충분한 양이다.
더욱이 열 공진기는 날씨 조건에 관계없이 작동한다. 주변에 작은 온도 변화만 있으면 된다. 심지어 태양전지패널 아래에서도 발전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열 공진기를 일반 공장의 백업전력 설비로 적용하는 방안을 시험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낮과 밤의 온도차가 심한 우주공간을 여행하는 우주탐사선의 전력을 공급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전망한다.
연구팀은 실용화 연구에 돌입했다. 온도 변동에 따른 효율성, 그리고 가장 적절한 온도 변동이 일어나는 장소를 찾는 게 단순한 것 같지만 중요한 문제다. 우리는 온도가 변화는 공기에 둘러싸여 있지만 장소에 따른 온도 변화 지도를 갖고 있지 않은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기사 출처:
Science alert,
New Atlas,
Nature Communica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