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이 아름답다, 슈마허 다시 읽기
1)왜 슈마허인가? 왜 지금 슈마허를 다시 읽어야 하는가?
독일 태생의 영국 경제학자인 E.F.슈마허(Schumacher)는 GNP 또는 GDP로 나타내는 기존의 국민소득과 성장률에 기반한 경제지상주의의 허구를 신랄하게 비판한 ‘예언적 지성’이다.
그는 “경제학이라는 것이 국민소득이나 성장률 같은 추상개념을 넘을 수 없다면, 그리고 빈곤, 소외, 사회질서의 와해, 정신적 죽음과 같은 현실의 모습을 다룰 수 없다면 그러한 경제학은 버리고, 새로운 대안을 찾을 수는 없는가?”라고 물었다.
1970년대 슈마허가 제기한 이 물음은 오늘날 경제성장지상주의와 세계화, 양극화로 치닫는 국내외 경제 상황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그래서 그의 경제학은 현재진행형이다. 주류경제학에 대놓고 ‘경제학의 존재이유’를 묻고, 인간의 모습을 한 경제를 강조한 학자로,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인물로 슈마허 같은 사람을 꼽기가 쉽지 않다.
슈마허는 통계학자, 경제학자, 공무원, 기업가, 언론인, 작가, 사상가로 두루 넓게 삶을 살았다. 슈마허는 실제로 영국 토양협회 고문을 거쳐 스코트바더사(Scott Bader)에 경영진으로 참여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해서도 괄목한 성과를 보였다. 종업원지주제와 종신고용제 또는 사내임금격차 해소 등 오늘날에도 시도하기 어려운 진보적인 경영실험을 했고, 모두 성공했다.
요즘처럼 공룡이 돼버린 대기업과 재벌 총수들의 윤리경영․ 지속가능경영의식이 극히 부족한 우리 사회에서 슈마허의 ‘작은 기업’ ‘착한 기업’의 실천은 오늘날 기업의 존재 이유를 다시금 생각하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슈마허는 1973년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서 향후 오일쇼크와 세계화를 예고하고, 원전문제를 근본적으로 지적했다.
『환경과 생명』 편집주간 장성익은 2005년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 대해 “더 빠른 성장과 더 커다란 경제와 더 많은 소유에 대한 맹신이 종교적 확신에 이른 듯한 오늘날, 이 책은 경제와 행복에 대한 획일화된 주류 가치관을 무비판적으로 숭배하는 대다수 현대인의 뒤통수를 내려치는 통렬한 죽비소리라 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슈마허 사후에 생긴 다양한 ‘슈마허서클’의 존재는 슈마허의 사상이 단지 이상만이 아니라 현실임을 보여주고 있다. 슈마허가 제시한 대안은 아직도 우리에게는 이상에 머물고 있는 것도 많지만, 확인되고 검증된 또한 많다. 그것이 오늘날 우리가 진정 슈마허를 다시 보아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2)출판 동기 및 책의 내용, 목차 소개
『작은 것이 아름답다, 슈마허 다시 읽기』는『작은 것이 아름답다』와 『당혹한 이들을 위한 안내서』로 대표되는 E.F.슈마허의 저작을 저자가 인터넷신문 <인저리타임>에 ‘김해창 교수의 슈마허 톺아보기’라는 제목으로 2017년 11월부터 2018년 5월까지 7개월간 연재를 한 칼럼을 수정 보완해 <인저리타임> 창간 2주년을 맞아 한권의 책으로 펴낸 것이다. 이 책은 우리는 무엇 때문에 사는가? 삶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가? 도대체 경제란 무엇인가? 이에 대한 슈마허의 사상을 다시 읽기를 통해 곰곰이 톺아보고 있다.
3)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돼 있다.
먼저 프롤로그로 ‘우리집 환경헌장과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서는 환경전문기자였던 저자와 환경교사인 아내가 3대 가족의 환경헌장 만들기 속에 나타난 슈마허의 ‘단순소박한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제1부는 슈마허의 생애와 사상을 다루고 있다. 왜 슈마허를 읽어야 하는가, 슈마허의 사상적 계보를 모리스, 간디, 갈브레이드, 소로, 니어링, 일리치 등 사상가들에게서 찾으며 ‘전일적 사상가’로서의 슈마허의 면모를 소개한다. 이어서 슈마허의 저작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슈마허의 시대와 생애를 다룬다. ‘예언적 지성’의 단면목과 이론과 실천의 합일을 지향한 슈마허의 치열한 삶, 그리고 슈마허가 남긴 유산이 잘 드러난다.
제2부는 슈마허 경제학이다. 누구를 위한 경제학인가, 인간의 탐욕과 시기심을 어떻게 볼 것인가, 얼마나 있어야 충분한가 등 경제학의 존재이유를 묻는다. 그리고 불교경제학이 나오게 된 연유와 프로테스탄티즘윤리와 슈마허의 그리스도적 경제관을 비교한다. 경제성장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 경제성장은 지속가능한가, ‘책임있는 경제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슈마허의 생각을 정리하고 이에 대한 다양한 학자들의 해석을 덧붙이고 있다. 이와 함께 재벌의 소유구조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슈마허의 삶과 오늘날 우리사회를 조명한다.
제3부 슈마허와 함께 세상 읽기이다. 자원과 교육을 어떻게 볼 것인가, 토지와 노동 그리고 여가의 참 의미, 중간기술-기술의 인간화란 무엇인가, 중간기술 관점에서 본 원자력발전의 문제점 등 슈마허의 사상으로 오늘날 우리사회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대안을 고민한다. 진정한 의미에서 발전(Development)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존재 인식과 문제를 보는 눈, ‘단순소박한 삶’ 어떻게 살 것인가를 화두로 우리사회의 이정표 찾기에 나서고 있다.
4)추천하는 글들
추천하는 글에서 조명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원장은 “김해창 교수의 ‘슈마허 다시 읽기’는 슈마허를 단순히 새롭게 읽는 것이 아니라, 슈마허를 빌어 사실 자신의 대안경제학을 제창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슈마허 다시 읽기’에는 슈마허만 있지 않고, 슈마허를 있게 한 철학자, 사상가, 정치인 등이 함께 있고, 더 중요한 것은 저자 자신이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이 중요한 까닭은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를 독창적인 대안경제학으로 재해석하고 재정립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한다. 이 점에서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인간중심의 환경경제학’ 혹은 ‘환경중심의 인간경제학’으로 부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성각 소설가이자 풀꽃평화연구소장은 “슈마허가 인류에게 선물한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도발적인 단언은 간결하지만 감동적인 울림으로 우리를 적셨다. 부국강병이 유일한 목적이자 존립 이유이기도 한 국가시스템은 필연적으로 지구온난화라는 파국을 초래한 원인이라는 점에서 명백히 실패했건만, 인류는 반성하거나 재고할 기색이 없다”며 현실을 질타하고 있다. 그는 “김해창 교수가 이번에 내놓은 저작은 ‘그와 그의 가족’이 세상에 내놓은 백서(白書)로 읽힌다. 국가는 파멸을 향해 치달려도 개인은 오롯이 ‘다른 세상’을 건립할 수 있다는 백서”라고 말한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은 “작은 혁신의 날갯짓이 거대한 전환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성장지상주의가 아닌,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경제구조를 만들자는 슈마허의 주장은 이 시대 우리사회에 절실한 과제로 다가옵니다. 슈마허의 생애와 사상을 재조명한 김해창 교수의 ‘슈마허 다시 읽기’는 이점에서 시의적절하다고 하겠습니다"라고 추천하는 글을 보냈다. 박 시장은 “희망제작소를 이끌며 일상의 혁신을 거듭해온 ‘소셜 디자이너’이자 환경경제학자인 김 교수가 내놓은 ‘슈마허와 함께 세상 읽기’를 통해 더불어 행복한 사회 만들기의 희망을 함께 일궈나갔으면 좋겠습니다”라며 김 교수의 출간을 축하했다.
5)저자 김해창은
좋은 삶을 고민하며 우리사회의 새로운 희망과 변화를 모색하는 ‘소셜 디자이너(Social Designer)’이자 환경경제학자의 길을 걷고 있다.
국제신문 환경전문기자로서 17년을 근무하다 (재)희망제작소 부소장을 3년간 역임했으며 2011년부터는 경성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로 있다. 탈핵에너지교수모임 공동집행위원장으로 2015년 고리1호기폐쇄부산범시민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 2016~17년 신고리5․6호기백지화부산시민운동본부 공동정책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과 한국수력원자력(주) 비상임 이사, 부산시 원자력안전대책위원회 위원이자 핵발전소안전대책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 『신재생에너지의 이해』, 『기후변화와 도시의 대응』, 『탈핵으로 가는 길 Q&A』, 『저탄소 대안경제론』, 『저탄소경제학』, 『환경수도 프라이부르크에서 배운다』, 『어메니티 눈으로 본 일본』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공해의 역사를 말한다-전후일본공해사론』, 『안전신화의 붕괴-후쿠시마원전사고는 어떻게 일어났는가』, 『아이디어 하나가 지역경제를 살린다』, 『굿머니-착한 돈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 등이 있다. hckim@ks.ac.kr, www.kimhaechang.com, 010-5575-5150
<인저리타임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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