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時調)가 있는 인저리타임】 튀김집 – 박홍재
박홍재
승인
2024.02.06 16:15 | 최종 수정 2024.02.0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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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집
박홍재
냄새가 마중 나와 코끝을 이끄는데
기름이 자글자글 끓는 소리 경쾌하다
막걸리 앞에다 두니 친구 녀석 생각난다
말랑한 속살 맛과 바싹한 겉모습이
말끝은 까칠해도 깊은 속내 닮아있어
네 생각 떠올리면서 막걸리 잔 높이 든다
- 2022년 세종도서 선정 시조집 《바람의 여백》에서
<시작 노트>
설날이 곧 다가오면 집마다 튀김을 한다.
전통적인 우리나라 음식 중에 하나이다.
꼭 제사상에 올라가야 하는 음식 중에 한 가지이다.
시장을 지나가다 보면 자글자글 끓는 소리 경쾌하다.
막걸리 한 잔 생각이 나서 튀김을 먹을 때에 꼭 누군가 생각이 난다.
겉은 바싹해도 속은 말랑한 맛이 그를 닮았다.
바쁘다는 핑계로 서로 마주하지 못한다.
그 친구도 나를 가끔 내가 그리울까?
그것은 그의 몫이고 나는 그가 그립다.
막걸리 한 잔이 아주 달다.
◇박홍재 시인
▷2008년 나래시조 등단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2022년 세종도서 선정)
▷여행 에세이『길과 풍경』
▷웹진 인저리타임에 시조 연재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인저리타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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