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을 부정하는 정권에 나라를 맡길 수 없다."

전국 교수연구자단체, 14일 윤석열 정부의 역사왜곡과 친일적 행보 규탄 성명

조송현 승인 2024.08.14 21:02 의견 0
전국교수연구자 단체 대표들이 14일 한국체육대학에서 윤석열 정부의 역사왜곡과 친일적 행보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한 뒤 윤 정권의 친일행각 저지 결의를 다지고 있다. [사진=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제공]

전국교수연구자 단체가 "광복을 부정하는 정권에 나라를 맡길 수 없다"며 윤석열 정부의 친일적 행보를 규탄하고 나섰다.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전국교수노조, 전국국공립대학교수노조, 전국사립대학교교수노조, 전국사회민주화교수연대, 전국사학민주화교수노조, 한국비정규직교수노조, 포럼지식공감, 대전환포럼, 경남민주교수연대, (사)대학정책연구소, (사)외교광장 등 전국 15개 교수연구자·지식인 단체는 14일 오후 한국체육대학에서 전국교수연대회의를 갖고 윤석열 정부의 역사왜곡과 친일적 행보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이어 '일제 강점기가 한국 근대화에 도움이 됐다'고 주장하는 김형석 고신대 석좌교수의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즉각 철회할 것과 주요 국책기관에 만연한 뉴라이트 인사들을 배제할 것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또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책임자를 철저히 찾아내어 문책할 것과 전점국 일본과 손을 잡는 반역사적 한일 군사동맹 추진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앞으로 모든 애국적 시민단체와 야당이 연대하여 제2의 독립운동을 펼치는 각오로 윤석열 정부의 친일매국 행각을 저지하겠다고 결의했다.

다음은 공동성명서 전문이다.

광복을 부정하는 정권에 나라를 맡길 수는 없다!

1.

윤석열 대통령이 ‘일제 강점기가 한국 근대화에 도움이 됐다’라고 강변하며 <8.15 건국절>을 주장해 온 김형석 고신대 석좌교수를 독립기념관 관장으로 임명했다. 온 나라가 벌컥 뒤집어졌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용산에 일제 때 밀정과 같은 존재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비분강개했다. 그리고 광복절 경축 기념식에 나가지 않겠다는 초유의 선언을 하였다. 25개 단체로 구성된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이제 상황은 민주당을 비롯한 6개 야당과 수많은 시민단체가 뜻을 같이하여 효창공원에서 따로 광복절 행사를 준비할 지경에 이르렀다.

광복회를 필두로 하는 이 격렬한 반발은 김형석의 독립기념관장 임명 강행이 직접적 원인이 되었다. 하지만 그동안 일제 식민 지배를 합리화하는 뉴라이트 인사들의 역사관을 윤석열 정부가 두둔한 행각. 나아가 그것을 적극 실천에 옮겨온 작태가 분노의 폭발 지점이 된 것이 분명하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독립운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으로 발언하여 전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명백히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활동을 부정하는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반역사적 주장이 한발 더 나아가 일제 식민 지배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고, 1948년 정부수립을 진정한 광복절로 규정짓는 매국적 망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2.

그러한 윤석열 정권의 사대 매국노 행각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조선인 강제 노동자들의 한이 서린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과정이 대표적인 증거다.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세계유산위원회 21개 위원국이 모두 동의해야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국인 한국 정부가 일본의 ‘강제동원’ 표현 삭제에 앞장서서 일본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일제의 한국 점령은 동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강제로 이뤄진 것이다. 이것은 하늘도 땅도 부인 못 하는 역사의 진실이다.

그럴진대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처럼 ‘강제’ 문구가 사라지는 순간 일제의 조선 ‘강점’이 합법적 지배라는 일본의 사악한 주장을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동의해 주는 확인 도장이 되는 것이다.

어찌 감히 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는 참담한 행각을 저지르는 것인가?

3.

가장 심각한 것은 윤석열 정권이 일본의 전범국 멍에를 벗기는 작업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작태다. 일본 헌법 9조는 “전쟁과 무력행사 포기 및 군대 보유 금지”를 명기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집단적 자위권은 물론 타국과의 군사훈련을 전개할 수 없으며 국제분쟁에 대한 무력행사 자체가 위헌이다.

그러나 지난 7월 28일 한미일 3국은 정보공유, 군사훈련, 국방교류협력을 포함한 안보 협력각서(MOC)를 체결하였다. 그리고 안보 협력의 대상 지역을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 그리고 그 너머”로 규정하였다.

일본군 자위대가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한반도에 다시 일본 군대가 군홧발을 딛는 상상하기도 싫은 사태가 벌어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우리는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외친다.

윤석열 정권 고위직을 차지하고 준동하는 저 뉴라이트 무리들은 이종찬 광복회장의 지적처럼 일제 강점기 밀정과 다를 바 없는 자들이라고! 문제의 본질은 그들의 중심에서 기꺼이 그들을 고르고 임명한 윤석열 대통령이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나라의 정기를 세우는 핵심 직위에 친일 인사를 대거 임명하고, 한일군사동맹을 추진하는 망동을 자행하는 것은 바로 윤석열 대통령인 것이다.

이 점에서 윤석열 정부와 광복회의 싸움은 단순한 싸움이 아니다. 진보와 보수의 싸움이 아니다. 여와 야의 싸움도 아니다. 목숨을 초개같이 버리며 독립운동을 하셨던 애국선열과 나라를 팔아 부귀영화를 누리던 매국노의 싸움이다.

4.

현재의 사태를 지켜보며 전국에서 모인 우리 대학교수 연구자 단체 일동은 치솟는 울분을 금할 수 없다. 역사왜곡과 굴욕외교로 점철된 윤석열 정부를 강력히 규탄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에 우리는 제2의 독립운동을 하는 심정으로 이 나라의 모든 애국적 시민단체 및 야당과 연대하여 윤석열 대통령에게 다음의 사항을 요구한다.

하나, 김형석의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즉각 철회하라.

하나, 한국학 중앙연구원 등 나라 곳곳에 곰팡이처럼 스며든 뉴라이트 인사들을 즉각 축출하라.

하나,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책임자를 철저히 찾아내어 문책하라.

하나, 전범국 일본과 손을 잡는 반역사적 한일 군사동맹 추진을 당장 중단하라.

2024년 8월 14일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 윤석열 정권의 매국적 역사 쿠데타를 반대하는 전국교수연구자 제 단체 일동-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전국교수노조, 전국국공립대학교수노조, 전국사립대학교교수노조, 전국사학민주화교수연대, 전국사학민주화교수노조, 한국비정규직교수노조, 포럼지식공감, 대전환포럼, 경남민주교수연대, 경남지식연대, 광주전남교수연구자연합, (사)대학정책연구소, (사)외교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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