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증호 시인의 「시조, 사랑을 노래하다」(83) 불면 - 박명숙

손증호 승인 2024.10.02 09:00 의견 0

불면

박명숙

내 잠은 구부러진 어둠의 먹이일까
불룩한 생각들은 꿈 사이를 들락대는데
한밤은 밑 빠진 주전자로 잠을 따라 마신다

임 생각으로 잠 못 드는 밤을 어떻게 표현해야 실감이 날까요? 박명숙 시인은 ‘불룩한 생각들은 꿈 사이를 들락대는데’ ‘한밤은 밀 빠진 주전자로 잠을 따라 마신다’고 했네요. 어딘가로 끝없이 흘러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 잠, 불면을 눈에 보이듯 그리고 있습니다. 얼마나 임이 그리우면 잠이 ‘구부러진 어둠의 먹이’가 될까요? 그 임을 생각하면 막막하고 아득해질 뿐입니다.

손증호 시인

◇ 손증호 시인

▷2002년 시조문학 신인상
▷이호우 시조문학상 신인상, 부산시조 작품상, 성파시조문학상, 전영택 문학상, 나래시조문학상 등
▷시조집 《침 발라 쓰는 시》 《불쑥》, 현대시조 100인 선집 《달빛의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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