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래 시인이 읽어주는 좋은 시(58) 별나라시인협회 - 윤 효

조승래 승인 2024.10.03 12:19 | 최종 수정 2024.10.03 16:19 의견 0

별나라시인협회

윤 효

2023년 10월 10일/ 김남조 시인이 입국했을 때/별나라시인협회 주최 환영식이 열렸다./ 이어령 문학평론가의 사회 속에/ 유치환 회장의 환영사와/ 서정주, 조병화, 구상 시인의 축사가 이어졌다./ 별나라 생활 안내는 정한모 시인이 맡았다/ 좌중은 이미 만석이었다/ 앞자리에는 특별 손님 김세중 조각가가 앉았다.
그 뒤에 나란히 청록파가 앉고, 그 옆으론 신석초, 장만영, 김현승, 김종길 시인 등이 보였다
김춘수 시인은 연신 훌쩍이는 박용래 시인을 달래느라 시달리고 있었다.
풍류도인 박희진 시인은 물 만난 고기였다.
몇 달 전 왔다고 오탁번, 박제천 두 시인은 벌써 적응을 마친 듯 했다.
다만 김종삼 시인은 걸어오느라 조금 늦고 있었다.

주인공은 식이 진행되는 내내 깊은 묵상에 잠겨 있었다.
이날 환영식은
미귀환 시인들을 위한 묵념으로 막을 내렸다.

일동 묵념!

- 『월간문학』 2024. 7, vol. 665

시 해설

먼 나라 있다가 영구 귀국하여 별나라시인협회로 갔을 때 성대한 환영식이 열렸다. 입국심사도 면제된 것은 저쪽 나라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자격이 있었기 때문이다.

2023년 10월 10일이다. 윤 효 시인이 문단의 큰 어른이 저세상 가신 뒤 아쉽고 무거운 마음을 표현한 시이다.

이야기는 저승 입국부터 시작된다. 한국시인협회에서 별나라시인협회로 적을 옮기자 먼저 가신 예술가들의 환영식이 거행된 것이다. 원로인사들이 사회와 축사를 했다. 축사는 입국 환영사인 것이다. 1900년 이전 사람들은 별도 행사가 있어서 초청을 안 했지만 이미 좌중은 만석이었다. 갓 입국한 김남조 시인을 축하해 주려 오신 분들은 교분이 두터운 분들이었다. 특별손님 김세중 조각가는 앞자리 특별석을 주었고 조지훈 박두진 박목월 청록파 시인도 입국 날짜는 달라도 좌석 배치는 나란히 하여 익숙함을 보장해 주었다. 김춘수 시인은 여린 박용래 시인에게 꽃을 건네며 달래 주고 있었다. 우는 사람이 간혹 있는 것이다. 오탁번, 박제천 시인도 적응을 잘 마쳤다.

가기로 되어 있는 행사지만 주인공은 내내 깊은 묵상에 잠겨 있었다. 아직 오지 않은 수많은 문인들을 위해 잠시 일동 묵념을 했다. 윤 효 시인은 이 세상 출국관리대 앞에서 향후 예술인들의 출국심사가 무지하게 까다로울 것이므로 먼저 심금을 울리는 작품을 충분히 준비할 것과 천수를 누린 뒤에 가심사 신청해야 함을 전언했다.

이별에 익숙하지 않은 시인의 마음에 공감한다.

조승래 시인

◇ 조승래 시인은

한국타이어 상무이사, 단국대학교 상경대학 겸임교수(경영학박사)를 했고,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이사, 문학의 집 서울 이사, 계간문예작가회 부회장, (구)포에지창원 '시향문학회' 회장, 가락문학회, 시와시학회, 함안문인회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취미생활로는 검도를 하고 있다(4단. 대한검도회 영무검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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