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고민은 무엇입니까
박 순
누구 시집인지 중요하지 않아요
미친 폼으로 들어요
여기, 아, 네,
왼쪽 얼굴로만 햇살이 닿네요
덧셈도 뺄셈도 아닌
(나누기)
오른쪽보다 조금은
더 파리하게
침 뱉지 못하는
(가짜)
웃어봐요, 입술을 열어요
파리하지 않잖아요
죽어가는, 쓸데없는, 눈물,
왼쪽 얼굴로 살고 있어요, 여전히,
사랑하면 안 되나요?
(비대칭적 만남)
- 다시올문학, 봄호, 2025
시 해설
시집을 읽는 그가 그 시를 누가 썼는지에 대한 관심은 없고 ‘미친 폼’으로 든다면 어떤 자세일까를 생각해 본다. 남쪽 창문가 서쪽을 향한 의자 위에서 발을 올리고 뒤로 비스듬히 누운 자세 정도일 거라는 느낌이다.
‘여기, 아, 네,’ 라고 하면 위치도 알려주고 공감도 해 준다. 코를 중심으로 좌우 대칭을 이루는 얼굴인데 ‘왼쪽 얼굴로만 햇살이 닿’는다고 하며 반은 어두울 것인데 그보다는 햇살이 밝게 비춰주는 왼쪽을 시인은 고민한다.
해결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 ‘덧셈도 뺄셈도 아닌’ 산술방식에서 ‘나누기’가 떠 오른다. Zero-sum 으로 보면 누구에게 더해주면 누구에게서 빼내어야 하니까 한 통 속에 넣고 나누기하면 공평하지 않을까 하는 방법이 있다. 또 하나는 가식으로 꾸며서 ‘오른쪽보다 조금은 더 파리하게’ 어둠을 연출해 주면 어떨까 하지만 아님을 금방 안다. 입술을 열고 웃어보면 ‘파리하지 않’으므로 가짜로서는 타인을 비난하며 ‘침 뱉지 못하는’ 것으로 단정한다.
왼쪽 얼굴로만 고집을 피우며 살면서 여전히 쓸데없는 눈물의 사치를 보이고 있음에 안타까움을 보이며 ‘비대칭적 만남’이라도 왜 서로 ‘사랑하면 안 되나요?’라고 질문을 던지며 답을 제시한다. 시인은 반쪽을 이해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세태에 대해 안타까움을 보여주고자 했다. 절반은 원래 본인의 책임이었고 덧셈과 뺄셈으로도 모범답안은 이미 나와 있음을 숨겨 두었다.
◇ 조승래 시인은
한국타이어 상무이사, 단국대학교 상경대학 겸임교수(경영학박사)를 했고,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이사, 문학의 집 서울 이사, 계간문예작가회 부회장, 시향문학회와 시와시학 문인회 회장, 가락문학회, 함안문인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취미생활로는 검도를 하고 있다(대한검도회 영무검도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