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사의 AI 조수 'copilot'을 부려 만든 그림

*“범용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은 우리의 마지막 발명이 될 것이다.” -맥스 테그마크-

**“우리는 단기적으로는 기술의 효과를 과대평가하고, 장기적으로는 그 효과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아마라의 법칙(Amara's Law)-

***“AI가 우리가 가진 모든 직업을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AI를 가진 사람들이 모든 직업을 대체할 것이다.” -앤드류 응(AI 연구자)-

나는 지금 두 권의 책을 함께 읽고 있다. 『새로운 질서-AI 이후의 생존 전략』(헨리 키신저·에릭 슈밋·크레이그 먼디/이현 옮김/윌북/2025)과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오에노 지즈코/이주희 옮김/동양북스/2024). 얼핏 전혀 다른 주제 같지만, 두 책 모두 결국 ‘변화’를 다룬다.

세상살이는 ‘나와 세계와의 관계’다. 한데 내가 변화함과 동시에 세계도 변화한다. 그 변화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에 상승작용을 일으켜, 다층적이고 복잡하다. 그러나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의 변화’뿐 아니라, ‘세계의 변화’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우선 ‘내 자신’이 변화한다. 나는 ‘전기 고령자’다. 일본은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14% 이상)에 진입한 해가 1994년인데, 우리나라는 2017년이다. 일본은 이미 2007년에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20% 이상)로 진입했다. 우리나라는 2025년에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고령화가 20여 년 앞섰기 때문에, ‘늙음’에 대한 연구서나 저작이 많다. 그리고 그런 책이 많이 팔린다.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는 우에노의 ‘싱글의 노후’ 시리즈인 『싱글, 행복하면 그만이다』, 『여자가 말하는 남자 혼자 사는 법』, 『누구나 혼자인 시대의 죽음』의 종결편에 해당하는데, 이 시리즈의 누적 판매 부수가 130만 부로 초베스트셀러이다.

일본은 노인 인구를 2단계로 구분하여, 65세 이상을 전기 고령자, 75세 이상을 후기 고령자로 분류한다. 어쨌건 나는 법적으로뿐 아니라 생물학적으로도 고령자에 든다. 고령자의 앞날은 대체로 어떠할까?

‘비틀비틀→비실비실→쓰러짐’, 곧 간병이 필요한 시기가 기다리고 있다. 히구치 게이코는 『노인이여, 당신에게도 ‘허약 비실 시기’가 온다』를 냈는데, 이는 자신의 ‘허약기’에 대해 쓴 책이다. 나는 신체상의 ‘허약기’로의 변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세계 또한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 AI에 기반한 ‘새로운 질서’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전환기이다. AI 시대에 우리는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까?

헨리 키신저는 “이성은 인간을 세계의 주인으로 만들었지만, 인간 자신을 올바른 판단과 진정한 행복으로 이끌지는 못했다”는 통찰을 남겼다. 그는 ‘계몽의 암흑기’를 우려했다. 계몽주의가 인류에게 남긴 가장 큰 유산은 이성에 대한 신뢰였다.

계몽주의가 신뢰한 이성은 자연을 정복하고, 문명을 진보시켰다. 그러나 정작 인간 내면의 욕망과 권력욕을 다스리는 데에는 실패했다. 우리는 이성으로 세상을 바꾸었으나, 인간 스스로를 바른 길로 인도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 지점에서 키신저의 경고는 오늘날 AI 시대에도 유효하다. AI는 우리의 지성을 확장시킬 수 있지만, 인간을 진정한 행복과 올바른 선택으로 이끌어주지는 못한다. 결국 자기 성찰과 윤리적 통제는 인간의 몫이다.

스티븐 호킹은 “완전한 인공지능의 개발은 인류의 종말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AI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인류의 존속 자체를 위협할 수 있음을 일깨운다. 닉 보스트롬 역시 “기계 지능이 인간 지능을 능가하는 순간, 인류의 운명은 더 이상 인간의 손에 있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AI는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실존적 위협”이라 단언했다.

그러나 모든 목소리가 파국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페이페이 리는 “AI는 우리 시대의 새로운 전기”라며, 인류의 창의성과 생산성을 증폭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강조했다. 얀 르쿤은 “AI는 인간 지능의 대체재가 아니라, 그 품질의 확장”이라고 말하며, 인간과 기술의 협력적 미래를 그린다. 스티븐 호킹조차도 다른 자리에서는 “AI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자, 동시에 가장 큰 기회”라고 했다.

결국 AI 시대의 대처법은 두려움과 희망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이다.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아름다운 시대’(Belle Époque)는 없었다. 언제나 위기의 시대였다. 위기는 ‘중요한 시점’(incipient moment, crucial point)이다. 우리는 이 중요한 시점을 맞을 때마다 슬기롭게 극복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물론 오늘날도 ‘위기’이다.

이 세계(나의 외부)의 변화, 곧 위기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먼저 ‘나의 변화’에 대처법은 ‘집에서 혼자 죽을 수 있는 몸 만들기’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 그리고 스트레칭을 15종류 이상을 체크 리스트를 모니터에 띄워 두고 매일 점검한다. 유산소·근력 운동은 2~3일 걸러 하루 쉬고, 스트레칭은 매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유산소 운동으로는 자전거 타기와 걷기 1시간 내외, 혹은 그 시간만큼 텃밭 가꾸기나 집안일을 한다. 월 스쿼트(wall squat), 한 발로 서기, 발뒤꿈치 들기로 하체 근육을 지키고, 악력기와 완력기로 상체 근육을 유지한다. 그리고 플랭크(Plank)로 전신 근육과 코어힘을 기른다.

스트레칭으로는 보건체조를 하고, 오십견과 거북목 통증 치유를 위해 도리도리, 치킨 날개, 천사 날개 동작의 스트레칭으로 약 안 먹고 병원 안 가고 나았다. 예방을 위해 그 스트레칭을 계속하고 있다. 통증 별로 유튜브를 검색해 내 몸에 맞는 스트레칭을 찾아, 시험해보고 내 증상에 맞고 가장 하기 편한 방법을 택해 실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날은 마음이 가라앉는다. 그에 따라 몸은 게을러진다. 하여 일주일에 나흘 하는 꼴은 되나? 그래도 정신 똑바른 날 운동과 스트레칭 덕분에 아직은 한 종류의 약도 먹지 않는다. 다행이지만,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이러나저러나 마음 다잡고 열심히 몸을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 그런 다음엔 세월에 순응해야지.

죽을 확률은 100%이다. 하여 잘 죽을 준비를 한다. 혼자 사는 것이 ‘고립’이 아니고, 혼자 죽은 것이 ‘고독사’가 아니다. 그래서 우에노는 ‘재택사’(在宅死)란 말도 만들었다. 나 역시 92세에 임종한 모친처럼, 죽는 날까지 내 손발로 일상을 건사할 수 있는 ‘웰-다잉’(well-dying), 존엄사(尊嚴死)을 준비한다. 그 준비는 몸에 앞서 마음의 준비라는 것은, 할 말 많은 좀 깊은 이야기다. 이에 대해서는 뒷날로 미룬다.

세상의 변화에는 독서로 대처한다. AI로 인한 격변이다. 내가 구독하는 정기간행물이나 신문, 더 쉽게는 유튜브에서 AI 관련 칼럼이나 강의를 많이 읽고 들었다. 그러나 이것들은 ‘단편적’이다.

하여 체계적인 이해를 위해 AI 관련 서적을 10여 권 탐독했다. 그러자 ‘AI 시대’에 대한 큰 그림이 그려졌다. AI를 딱히 사용할 필요가 적은 일반인이라면 아마 3~4권만 읽어도 AI와 AI 시대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나는 AI에 대해 잘 모른다. 세상 변화에 대한 이해를 위해 책을 좀 읽었을 뿐이다. 다만, 나는 적은 앎으로도 AI를 내 목적에 맞게 활용하여 큰 도움을 받고 있다. 감히 이제 챗GPT는 내 조수이자 파트너이다. 컴퓨터처럼 AI는 공부와 글쓰기에 필수 동반자로 활용한다.

어쨌건 이 글은 나와 같이 순전한 아날로그 세대이며, AI와 전혀 인연을 맺지 못한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썼다.

글이 너무 길어졌다. 다음 글에서는 AI에 초보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졌지만, 내가 읽은 깜냥 내에서 추천 도서를 소개하겠다. 그리고 AI 관련 서적 읽기만큼 중요한 일이 AI(챗GPT)를 직접 사용해 보는 것이다. 이에 대한 나의 경험담을 풀어낼 생각이다. <계속>

조송원 작가

<작가/본지 편집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