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귀란 기자의 Well-Life] - 패션모델 봉사로 인생 2막, 전영애 원더풀라이프 회장

백귀란 기자 승인 2021.10.20 15:21 | 최종 수정 2021.10.22 13:24 의견 0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한 전영애 회장
실버패션모델봉사단체 원더풀라이프 전영애 회장

(사)대한노인회 부산광역시연합회가 노인의 날 기념행사로 이색적인 활동으로 활기차게 인생 2막을 열어가는 부산의 액티브 시니어 6인을 선정해서 자체 홍보영상을 제작했다. 그중엔 실버패션모델봉사단체 「원더풀라이프」의 전영애 회장이 있다

전 회장은 2015년 2월 60세 나이에 이 단체를 창립, 부드럽고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이끌어 실버세대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부산시가 올해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만큼 노후를 가치 있는 활동을 하면서도 즐기며 살아가는 전 회장의 뷰티풀 라이프 스토리는 주목을 받을 만하다. 지난 주 부산 수영구 망미동 전 회장의 자택을 찾았다. 

Q. 시니어모델이라! 이름처럼 그야말로 원더풀입니다. 어떻게 시작하셨습니까?

평범한 주부로 33년을 살다가 아이들이 출가를 하고 마침 남편과 주말부부를 하게 되면서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을 하게 되었죠. 주부 33년 경력밖에 없다보니 베이비부머 사회공헌활동사업 상담가에 지원하기로 하고 난생 처음 이력서라는 걸 써서 사회복지법인을 찾아갔는데 그때 직원이 나를 보더니 "모델 포스가 나니 시니어 모델에도 지원해보라"는 겁니다.

사실 그때 제가 앞모습 60세, 뒷모습은 20대였거든요(하하하)! 모델에 대한 꿈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무용전공자였고 무대체질인 데다 봉사라는 뜻깊은 일이라 좋았죠. 그렇게 60세 이상 시니어모델 43명이 두 달간 20시간 연습을 해서 무대에 올랐는데 이거다 싶더라고요. 새로운 인생에 눈을 뜨게 된 거죠.

이때 함께한 분들을 주축으로 단체를 만들어봐야겠다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이미 시니어전문 단체가 있는 서울 모델시니어전문단체를 찾아가 자문을 구하면서 지금의 단체를 탄생시켰죠. 지금 생각하면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었는지...

순수봉사단체로 회원 재능기부, 열정으로 운영하고 있고 회원들은 입회비 50만 원과 연회비 20만 원, 의상도 자비로 마련합니다. 50대부터 70대 회원으로 총장, 교수, 오케스트라단장, 수지침원장 등 다양한 분야의 경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나이가 많다고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일에 과감히 도전하는 성취감이 상당히 큽니다. 반듯한 자세는 기본이고 건강에 도움이 되며, 무엇보다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다 보면 자존감이 높아집니다.

Q. 그동안의 활동에 대해 알려주세요.

2015년 창립 행사를 시작으로 많은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그중 몇 가지만 소개해 드릴게요.

2021 주한대사들과 함께 하는 한복패션쇼
2021년 주한대사들과 함께 하는 한복패션쇼

2016년 유엔평화기념관 궁중한복패션쇼는 한복의 아름다움과 한국의 미(美)를 알릴 수 있는 뿌듯한 무대였고요, 제11회 세계인과 함께하는 어울마당 부산시민공원 궁중한복패션쇼도 호응이 좋았습니다. 유엔평화기념관에서 열린 빛나는 인생 제2막 실버패션쇼, 제20회 노인의 날 기념행사에도 참여했지요. 같은 해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린 제3회 글로벌 여성 리더 포럼 갈라디너 이영애 한복쇼도 환상적이었습니다.

또 2017년 제10회 부산항축제 한복패션쇼, 제36회 부산노인대학연합예술제, 윤동주 탄신 100주년기념 궁중패션쇼, 시니어코리아 퀸 선발대회 오프닝패션쇼, 2018년 홍콩컨벤션센터 아시아태평양 액티브 에이징 컨퍼런스 국제학술대회 폐막식 축하공연 등에도 참여했고요, 2019년 일본 세토우치시 한복패션쇼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2020년에는 마스크 패션쇼도 했고 올해는 주한대사들과 함께하는 한복패션쇼도 했답니다.

2019년 일본세토우치 한복패션쇼 후 기념촬영

Q. 부산의 첫 시니어모델봉사단체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을 텐데요, 그 속에서 느낀 점도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시니어들이 그것도 모델봉사단체라니 획기적이다, 파격적이다, 신선하다 등 엄청난 주목을 받았죠. 일반 상업성 모델이나 행사가 아닌 가정주부가 단체를 만들고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다보니 화제를 낳았고 시니어뿐 아니라 많은 분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신선한 자극제였다고들 했어요.

이젠 얼마를 사느냐보다 얼마를 즐겁게 사느냐가 중요합니다. 노후를 능동적이고 당당하게 보낼 수 있는 준비, 돈과 명예보다 함께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은퇴 후에도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도전하며 소비, 문화, 여가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인생이라는 무대 위의 모델이자 주인공처럼 살았으면 해요.

전영해 회장의 헤어광고 

Q. 시니어모델로서의 만족감과 자부심 열정이 느껴지는데요?

100% 아니 200% 만족합니다. 이 일은 대가를 바라고 한 게 아니라 정말로 제가 좋아서 한 거였기 때문이죠. 사실 연극이나 오페라 공연은 대중에게 때로 난해하고 어려울 수 있지만, 패션쇼는 남녀노소 누구든지 부담 없이 보고 느끼고 공감할 수 있으니까 관객의 호응도 높아요. 그러니 무대에 서는 저희도 자연히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요.

Q. 수영구 파크골프협회도 맡고 계시지요?

제게 찾아온 기회 2탄이라고 할까요. 시니어모델봉사단체로 이름이 알려질 무렵 2018년 부산시파크골프부회장의 권유를 받게 되었어요. 부산시내 16개구 중 수영구 해운대구 기장군만 없으니, 수영구를 창단해보라고요. 파크골프를 전혀 모르던 저에게 또 하나의 도전인데, 기존의 파크골프 구장을 남편과 함께 둘러보는데 내과전문의 남편이 강력추천 했어요.

우선 경제적 약자인 시니어에게 그린피가 없다는 점, 무엇보다 햇빛을 많이 볼 수 있고, 잔디 위에서 걸으며 하는 운동이라 관절에 무리가 적어 "이건 시니어의 마지막 운동이다"고 했지요.

원더풀라이프 회원 중심으로 일반인도 포함 4클럽으로 시작해서 올해 5클럽 100여 명이 되었습니다. 4년 전 창립 초기만 해도 16개구 중 최약체였는데 최근 대한체육회 수퍼컵 3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어요. 올해 10월 말 시장배, 11월 말 시민체육대회 협회장배 대회가 남아있는데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 하고 싶습니다.

Q. 따뜻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두 단체를 이끌고 계신다는 정평이 나있던데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까?

제 나이 67세지만 아직 체력적인 부분도 문제없고 내부에서는 무난하게 별 어려움 없이 잘 온 것 같은데, 한 가지 어려운 점은 의미 있고 좋은 공연을 준비해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무대가 많이 없다는 것입니다. 제가 발로 뛰면서 개척하는데도 한계를 많이 느끼죠. 저희가 자비로 순수하게 준비한 시니어 모델 공연을 할 수 있도록 많은 곳에서 불러주시면 좋겠습니다.

인터뷰하는 전영애 회장

Q.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려는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말이 있듯이 시간과 열정을 가지고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면 주변에서 마음을 함께 하는 사람도 만나게 되고, 그렇게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면 결국에는 목표한 바를 이루게 될 겁니다. 좌절은 할 수 있지만 헛된 수고는 없더라고요.

삶에 대한 애착과 자기애가 있는 한, 영원한 청년! 

꽃중년을 당당하게 아름답게 살아가는 액티브 시니어 모델 전영애 회장에게 박수를 보낸다.

<선임기자 / dododo7911@injuryti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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