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조자 1·2 = 베트남계 비엣 타인 응우옌의 장편소설.
2016년 퓰리처상과 앤드루 카네기 메달, 펜 포크너상 등을 받았다.
베트남전 직후 베트남과 미국 사회의 이면을 이중간첩인 주인공의 눈을 통해 들여다본다.
프랑스인 가톨릭 신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나'는 어릴 때부터 따돌림을 당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도 동급생들에게 폭행을 당하다 '만'과 '본'이라는 두 친구에게 도움을 받고 셋이 의형제가 된다. 이후 공산주의에 심취한 만에게 이끌려 북베트남의 정보원이 된다.
이어 '나'는 미국으로 건너가 CIA 비밀요원이 돼 겉으론 베트남 대위이지만 이중간첩으로 살게 되고, 동시에 베트콩 고정간첩으로도 활동하며 이민자 출신인 베트남인들을 감시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베트남계 이민 2세대인 작가는 미국 내 소수민족으로서 겪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이 소설로 형상화했다. 인물들이 지니는 이중성을 핵심 메시지로 냉전 이데올로기와 오리엔탈리즘 등 모든 낡은 가치를 비판한다.
김희용 옮김. 민음사. 312/332쪽. 각 1만5천원.
▲ 이토록 고고한 연예 = 김탁환 작가의 역사소설.
모든 사람을 믿고 도우며 무소유의 삶을 산 거지 광대 '달문'의 이야기를 그렸다. 달문은 연암 박지원의 '광문자전' 주인공인 달문의 또 다른 이름으로, 의로운 인품과 뛰어난 재주로 여러 사료에 기록된 인물이다. 작가는 매설가(소설가) '모독'의 눈으로 당시 조선의 세태와 달문의 휴머니즘을 현대적으로 그렸다.
달문은 추한 외모였지만, 수표교 거지 패의 왕초, 인삼 가게 점원, 산대놀이 으뜸 광대 등 여러 영역을 넘나들며 활약한 만능 엔터테이너이자 조선 최고의 연예인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재물이나 명예를 탐하지 않고 자신이 번 돈을 모두 어려운 이들에게 나눠줬다고 한다.
북스피어. 628쪽. 1만6천800원.
▲ 도망자 = 도발적 주제로 현대 중국의 문제적 작가로 떠오른 아이(阿乙)의 소설. 국내에 처음 번역돼 소개된다.
'묻지마 살인'을 저지른 한 싸이코패스의 이야기를 쫓고 쫓기는 범죄 도주극 형식으로 그렸다. 소설 후반의 법정극에서는 도시 내 외지인 차별, 뇌물 문제 등 사회의 치부를 드러낸다.
이성현 옮김. 글항아리. 212쪽. 1만2천원.
▲ 살인의 고백(상·하) = 일본에서 아쿠타가와상, 가와바타 야스나리상 등 주요 문학상을 받은 마치다 고의 장편소설. 이 소설은 제41회 다니자키 준이치로상을 받았다.
19세기 말 일본 가와치 지역에서 실제 있었던 무차별 살인사건을 소재로 했다. 평범한 농사꾼이었던 사내가 어떤 이유로 마을 사람들과 자신의 아내,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까지 죽이는 무자비한 학살을 감행했는지 이야기한다. '인간은 왜 인간을 죽이는가'를 화두로 살인자의 내면을 철저히 탐색한다.
권일영 옮김. 한겨레출판. 492/472쪽. 각 1만4천500원.
▲ 제8회 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 = 제8회 문지문학상 수상작인 백수린의 '여름의 빌라'를 포함해 작가 11인의 단편을 실었다.
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끝나고, 개편된 방식에 따라 '이 계절의 소설'로 선정한 작품을 그 다음 분기 앤솔러지로 묶어 1년에 네 권씩 출간할 예정이다.
문학과지성사. 428쪽. 1만원.
(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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