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세대 연대기·셜록 홈스 과학수사 클럽
▲ 신사와 선비 = 백승종 지음.
중세 기사도에서 발전한 서구의 신사도와 우리 전통적인 선비정신을 비교 분석했다. 일본 무사도의 특징과 역사도 검토한다.
신사도는 품격 있고 책임감 강한 교양시민을 기르는 원동력이었으며 현대 시민의식의 기틀이 됐다. 서구사회는 전통문화를 폐기하지 않고 계승하면서 사회적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역사를 열었다.
반면 조선은 선비로 인해 문화의 꽃을 피웠으나 그들 때문에 몰락의 길을 걸었다. 조선왕조가 멸망하면서 선비정신도 쇠락했다.
원로 역사학자이자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인 저자는 조선의 선비들에게 지금 우리에겐 결핍된 많은 미덕이 있었음을 강조한다.
선비들은 물질적 욕망을 절제하는 청아한 인품을 가졌고 겸손했으며 자연적 질서를 존중했다.
저자는 우리도 서구의 역사적 경험처럼 선비의 전통 위에서 사회의 질적 발전을 꾀할 실마리를 찾아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사우 펴냄. 324쪽. 1만7천원.
▲ 과학 같은 소리 하네 = 데이브 레비턴 지음. 이영아 옮김.
많은 사람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정치인들이 과학자가 아니라는 면죄부를 내세워 퍼트리는 반과학적 수사들의 허실을 파헤친다.
미국 정치인들이 과학적 쟁점과 관련해 실수를 저지르거나 조작한 수많은 사례와 수법을 자세히 소개한다.
2016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텍사스주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는 한 인터뷰에서 지구온난화를 부정하면서 위성 데이터를 보면 지난 17년 동안 뚜렷한 온난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기준 시점을 1998년으로 잡았는데 이유는 그해 엘니뇨 현상으로 기온이 비정상적으로 올라 그해와 비교하면 지구 기온에 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기에게 유리한 정보만 골라서 취하고 더 큰 증거는 무시해버리는 것을 '체리피킹(cherry picking)'이라 하는데, 과학적 사실을 왜곡하기 위해 정치인들이 쓰는 단골 수법 중 하나다.
미국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넘쳐나는 틀린 정보, 기만, 퇴행적 언행에 무릎 꿇지 않으려면 경계의 날을 세우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더퀘스트 펴냄. 300쪽. 1만5천원.
▲ 한국의 세대 연대기 = 최샛별 지음.
산업화 세대, 베이비붐 세대부터 X세대, 88만원 세대 등 우리 사회의 세대론과 세대 현상의 특성을 문화사회학적 시각으로 조명한다.
세대 개념의 이론적 함의를 살펴보고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세대를 둘러싸고 진행돼온 논의와 문제점을 개괄한다.
각 세대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풍부한 인터뷰 자료를 활용해 세대 경험과 세대 인식, 세대 갈등의 생생한 목소리도 담았다.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는 각각의 세대론이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기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화합과 연대를 촉구하면서 한국 사회의 각 시대를 비추는 거울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고 말한다.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320쪽. 2만2천원.
▲ 셜록 홈스 과학수사 클럽 = 유제설·정명섭 지음.
영국 추리소설 셜록 홈스 시리즈의 저자로 유명한 아서 코난 도일(1859~1930)의 작품에 등장하는 과학수사 기법들을 소개한다.
법과학자인 유제설 순천향대 법과학대학원 교수 주도로 미스터리 작가, 필적 감정 전문가, 셜록 홈스 전문 번역가, 변호사 등이 모여 만든 '코난 도일 독서 클럽'은 코난 도일이 셜록 홈스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했던 수많은 과학수사 코드들을 찾아내 분석한다. 책은 그 과정에서 풀어낸 이야기를 묶어냈다.
지문, 혈흔, 독살, 미세증거, 족적, 연쇄살인 등 오늘날 범죄수사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요소들이 100여 년 전 작품들 속에 어떻게 등장해 사건을 해결하는 단서로 사용되는지 상세히 보여준다.
안과의사이기도 했던 코난 도일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과학수사 기법들은 미스터리하다. 당시 막 사용되거나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실용화됐기 때문이다. 법과학계에선 셜록 홈스를 직감이 뛰어난 탐정이 아니라 전형적인 법과학자로 평가한다.
책은 일반 독자들에게 추리소설 작가로만 알려진 코난 도일을 현대 과학수사의 출발점으로 재조명한다.
와이즈맵 펴냄. 312쪽. 1만7천원.
(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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