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비박·잔류·복당…'파'(派)풍년 한국당, 농사는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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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5 09:57 | 최종 수정 2018.07.1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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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친박은 없다" vs "없는 잔류파 만들어내 친박 지우기"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 '잔류파'와 '복당파'에 '중립파'와 '당권파'까지 6·13 지방선거 참패 후 자유한국당은 그야말로 '파'(派) 풍년이다.
제1야당인 한국당이 대여(對與) 견제는 뒷전에 두고 친박과 비박, 잔류파와 복당파가 혼재돼 지방선거 후 한 달 내내 지리멸렬한 계파 갈등만 계속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한국당 내 계파를 분류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식 중 하나인 친박과 비박은 박근혜정부 시절 나온 말이다.
이는 다시 2007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맞붙었던 대선후보 경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계로 나뉘어 본선 못지않은 치열한 대선후보 경선을 치렀다. 친이·친박의 대결구도는 이명박정부 내내 이어졌다.
이후 박근혜정부가 들어서면서 친이가 사라지고 친박과 비박이 남았다가, 탄핵정국 이후에는 잔류파와 복당파가 생겨났다.
잔류파는 탄핵정국 당시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에 남아 있던 사람들을, 복당파는 탈당했다가 복당한 사람들을 지칭한다.
친박·비박 등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중립파도 있다.
당권파는 지방선거 패배 후 홍준표 전 대표가 물러난 뒤 공석이 된 지도부를 차지해 당권을 잡겠다는 세력을 말한다.
정당 내에서 계파가 존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한국당 내 계파는 특정인을 중심으로 뭉치는 '패거리 정치'의 전형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특히 친박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몰락한 이후에는 "박근혜라는 구심점을 잃은 한국당에 이제 친박은 없다"며 친박계로 불리길 꺼리는 모습을 보인다. 이들은 대신 '복당파·잔류파' 프레임을 내세운다.
여기에는 '친박'으로 낙인 찍혀 '태극기' 또는 '낡은 보수' 정치인의 상징인 박 전 대통령과 정치적 운명을 같이하기 싫다는 뜻이 읽힌다.
반대로 복당파는 '한국당엔 친박과 비박만 있을 뿐'이라며 '복당파'라는 꼬리표를 지우고 싶어하는 모양새다.
복당파인 김성태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계파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지난 13일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에 '잔류파'라는 것은 들어보지 못했다. 친박들이 '친박'이라 불리기 싫어서 언론에 강력히 항의한 것으로 안다"며 "없는 '잔류파'를 만들어내 애써 친박의 흔적을 지워주지 말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 같은 계파 갈등 속에 오는 16일 다시 의원총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장 선임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데 이어 17일 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원장을 확정할 방침이다.
다만 친박·잔류파를 중심으로 비대위 출범을 저지하기 위한 세 결집 시도도 있어 비대위 출범이 순조롭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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