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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31 18:33 | 최종 수정 2018.07.3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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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승현상으로 심해 CO2 대기로 나와…간빙기 불구 기후 안정적 유지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가 이산화탄소(CO2) 급증에 따른 온난화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있지만, 지난 1만1천년간 따뜻한 기후를 유지하며 인류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심해에 저장된 CO2가 남극해를 통해 서서히 대기로 유출된 덕분이라는 역설적 연구결과가 나왔다.
31일 과학전문 매체들에 따르면 프린스턴대학 지질·지구물리학 교수인 다니엘 시그먼 박사가 이끄는 국제과학자 연구팀은 남극해의 찬 바닷물이 해면으로 솟아오르는 용승(湧昇) 현상의 증가가 대기 중 CO2 증가로 이어졌다는 연구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 최신호에 밝혔다.
시그먼 박사는 "우리가 답을 찾은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남극해의 용승 순환이 늘어나면서 심해의 CO2가 대기 중으로 유출되는 양도 증가해 지구를 따뜻하게 만드는 작용을 했다"고 설명했다.
대양은 식물성 플랑크톤 등의 '생물펌프' 작용으로 표층의 용존 탄소가 심층수로 이동하면서 거대한 CO2 창고역할을 한다. 이는 주로 저위도 대양에서 이뤄지고, 남극해에서는 용승으로 심해의 CO2가 대기로 유출되는 반대 현상이 일어나는데 홀로세(Holocene·충적세) 이후 1만여년 동안 용승 현상이 증가하며 대기로 유출되는 CO2 양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대기중 CO2 농도는 홀로세 초기 260ppm에서 산업혁명 이전인 홀로세 말기에는 280ppm으로 약 20ppm가량 늘어났다.
이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현재 CO2 농도가 400ppm을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은 미미하지만 과학자들은 적지만 지속적인 증가가 간빙기인 홀로세에 기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하락을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시그먼 박사는 밝혔다.
다른 간빙기 때는 CO2 양이 줄어들거나 현상 유지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연구팀은 남극해의 돌말과 유공충, 심해 산호 화석의 껍질에 남은 유기물 흔적의 질소 원소 비율을 분석해 홍적세 1만여년 동안 용승 현상이 늘어났다는 점을 확인했다.
하지만 용승 현상이 늘어난 원인을 밝혀내지는 못했다.
연구팀은 홀로세에 나타난 현상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양이 탄소를 흡수해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대기 중 CO2 증가를 늦추고, 남극해의 용승 현상은 심해의 CO2를 대기로 돌려보내는 작용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그먼 박사는 "홀로세에 관한 연구 결과를 남극해의 용승 현상이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면 대기 중 CO2 변화와 이에 따른 기후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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