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원 90분 오찬…김정은 "양국 미래 약속하는 매우 좋은 날"
폼페이오 "성공적 면담" 평가…"싱가포르 합의 계속 진전시킬 것"
비핵화문제 진전 시사…美관리 "지난번보다 좋아…시간·노력 필요"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7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오찬을 포함해 3시간30분 가량 회동했다.
두 사람이 면담과정에서 주고받은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비핵화 현안을 놓고 어려움 속에서도 진전을 이뤄가고 있다고 폼페이오 장관, 동행한 미국 관리가 평가했다.
이날 오전 일본 도쿄에서 평양으로 떠난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을 마치고 오산 미군기지를 통해 한국에 도착한 직후인 오후 5시20분께 자신의 트위터로 사진을 통해 김 위원장과의 회동을 확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사진과 함께 게시한 글에서 "평양을 잘 방문해 김 위원장과 만났다"며 "우리는 (올해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합의에 대해 계속 진전을 이뤄가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면서 "나와 국무부 팀을 응접해줘서 고맙다"고 북한을 향해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블룸버그,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과 2시간가량 면담하고 북한이 국빈을 맞이하는 백화원 영빈관에서 90분 동안 업무 오찬을 함께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오찬에 앞서 "오늘은 양국의 좋은 미래를 약속하는 매우 좋은 날"이라고 통역을 통해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초대해 손님으로 맞이해줘서 고맙고 트럼프 대통령의 안부 인사를 전한다"며 "매우 성공적인 오전(회담)을 보내 고맙고 여기 오찬에서 보낼 우리의 시간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처음 이야기를 나눈 뒤에 오늘같이 식사까지 하면서 한번 대화를 하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하자 폼페이오 장관은 "네, 좋은 기회인 것 같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장관께선 4번째 우리나라 방문이니까 다른 사람보다 낯설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을 이어갔고, 폼페이어 장관은 "감사하다"고 응답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정은 위원장이 면담에서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는지, 또 북측 대표단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어떤 합의를 봤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았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찬에는 북한 측에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미국 측에서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안미션센터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푸아그라, 소라고둥 수프, 스테이크, 송이구이, 초콜릿 케이크, 레드와인, 소주 등으로 이뤄진 5단계 코스식사를 했다.
AP통신은 북한 관리들이 김정은 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과 면담할 것을 알았으나 오찬을 함께할지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일본을 떠나 당일치기 평양 방문을 마치고 오후 5시 15분께 오산 공군기지에 항공기로 착륙했다.
그는 한국에 도착하자 즉각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방북 성과를 보고했다.
로이터 통신은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과 북한의 핵, 미사일 프로그램을 해체하는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사절단으로 방북에 동행한 한 미국 관리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지난번보다 좋았지만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방문에서는 지난 방문과 달리 김 위원장을 만난 것을 포함해 몇몇 진전을 이뤘지만 추가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이 관리 발언의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 관리의 언급은 '빈손 방북' 논란이 많았던 지난 7월 초 3차 방북 때와 달리 비핵화 협상에서 일정한 진전을 거뒀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만났다.
미국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이 1박 2일간 한국에 머문 뒤 8일 중 중국으로 건너가 한반도 문제를 비롯한 미중간 현안과 역내·글로벌 현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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