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물 / 김언

김언 승인 2019.04.08 00:32 | 최종 수정 2019.04.10 15:26 의견 0

물 / 김언

물방울 하나가 물방울 하나를 만나러 간다. 둘은 물이다.

둘은 물이고 한동안 만난 적이 없다. 만나면 어떻게 인사할까?

일단은 포옹부터 먼저 하겠지. 그리고 떨어지지 않겠지.

반갑다고 껴안은 것이 지겹다고 소리치는 장면으로 옮겨가겠지.

어느 쪽이든 먼저 떨어지려고 난리를 치겠지.

그게 눈에 보이는가. 그게 귀에 들리는가.

아무런 차이도 없는 발버둥과 흐느낌과 그럼에도 떨어지지 못하는 둘 사이를 물이 가른다. 물이 갈라놓고 있다.

물은 물 때문에 헤어졌다. 물은 물을 찾아가서 위로받고 있다. 다른 이유가 있을까?

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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