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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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7 11:23 | 최종 수정 2023.10.2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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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비는 없고, 아침이 되지 않는 밤 또한 없다. 앞으로만 가는 사람이 아니라 자꾸 되돌아보는 시인의 길을 걸었으면 좋겠다는 한마음으로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시에 담은 동인들이 있다.
전국에 있는 시인들 중 서로 뜻이 맞는 작가들로 단출하게 구성된 이들은 “시야시야 동인”으로 이번 가을 연간지 『여백, 04』호를 출간했다고 한다.
곽의영, 김봉조, 김정오, 김종숙, 박정은, 윤영초, 이현수, 천유근시인의 동행이 만든 결실로 시의 향기가 가을 독자들의 가슴에 깊이 스며들고 있다는 반응이다.
함께했던 지난 시간, 생각지도 못한 반성을 하며 문학에 대한 자세를 다시 가다듬어야겠다는 마음으로 동인의 발을 묶어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었다는 동인들의 뜻이 모여 『여백, 04』호를 더 알차게 구성한 결과라는 느낌을 주는 동인시집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변하지 않으면 우리가 생산해 내는 글을 읽는 독자들도 나태에 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앞섰다는 동인들의 굳은 의지가 시집 행간 행간에서 느껴졌다.
세상사 모든 게 꿈이라지 않는가. 흐트러진 몸과 마음 추스르고 습관적으로 써왔던 글과의 단절을 위해 토굴이라도 들어가는 기분으로 동인지, 『여백, 04』를 준비했을 동인들이다.
저녁노을 붉게 타고 대숲으로 바람이 지나갈 무렵, 알 수 없는 소리의 힘에 세상 시름과 모순들이 저절로 녹아내린다. 어둑해지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위대한 ‘시야시야 동인’들이 쓴 시를 읽는 기분, 새삼 묘하다. 출판기념회는 11월 중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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